‘결국 원점’ 감독 찾기, 시간은 흐르고 기준은 더 높아졌다
마쉬·카사스와 협상 실패 후 원점으로 돌아가
차기 감독의 월드컵 준비 시간은 2년 채 되지 않아
그만큼 높고 명확한 선임 기준과 선임 절차도 돌아봐야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3월 A매치 황선홍(56) 임시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임시 체제다. 이번 임시 지휘봉은 김도훈(54) 전 울산HD 감독이 잡는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16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과 근무 태도 등의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정몽규(62) 회장은 “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정해성(66)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됐고 전력강화위원회까지 구성됐다. 정 위원장은 5월 중순까지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사실상 1순위로 낙점한 제시 마쉬(51·미국) 감독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마쉬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과 계약하며 각자의 길을 택했다. 차순위였던 헤수스 카사스(51·스페인) 이라크 감독도 한국행 대신 잔류를 택했다.
6월 A매치까지 정식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느낀 축구협회는 또 한 번 임시 감독 체제를 택했다. 축구협회는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전력강화위원회와 문제를 논의했고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감독 선임을 다시 시작하게 된 만큼 감독 선임 절차부터 돌아볼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는 감독 선임 난항의 원인 중 하나로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 축소를 꼽기도 한다.
2021년 축구협회 정관 규정이 개정되며 전력강화위원회의 목적은 대표팀 관리에서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으로 바뀌었다. 축구협회는 권한 축소가 아니라 다른 위원회와 문구를 같게 맞추고 목적과 기능을 명확하게 하고자 수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 높은 선임 기준도 필요하다. 대표팀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다음 월드컵은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며 다음 대회까지의 시간이 평소보다 짧다. 한국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가운데 다음 사령탑이 월드컵을 준비할 시간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감독의 역량이 더 중요한 이유다.
여기에 에르베 르나르(56·프랑스), 셰놀 귀네슈(72·튀르키예), 브루노 라즈(48·포르투갈) 감독 등과는 구체적인 교감을 나누지 않은 만큼 적어도 그 이상의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생겼다.
소속팀 일정으로 호주를 찾은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에게도 대표팀 감독 선임 질문이 나왔다. 그는 “내 역할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성공을 가져다줄 적합한 감독을 찾아야 해 시간이 걸린다”라고 밝혔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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