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75km 걸으면서 기부금 모은 학생들, 부르키나파소에 우물 짓는다
경기 성남에 있는 중·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인 ‘독수리기독학교’는 1년에 한 번 ‘고난 학습’을 한다. 설립 첫해였던 2002년부터 23년째 이어오는 전통이다. 국토 순례, 지리산 종주 등 육체적으로 힘든 일에 도전하면서 기부금을 모금, 국내와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다.
올해 고난 학습은 이 학교 학생 146명이 경주 일대 75km를 3박 4일 동안 도보로 순례하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은 올해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우물을 파주겠다고 결정했다. 부르키나파소는 연 강수량이 적고, 기후변화로 사막화가 가속화되며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앞서 이 학교는 고난 학습으로 탄자니아 난민촌 건설, 튀르키예 지진 피해 학생들을 위한 천막 조성을 지원하기도 했다.
경재윤(13)군은 “아프리카 친구들이 느끼는 목마름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이상 기온으로 4월 한낮 기온도 30도까지 치솟았던 상황. 땡볕에 아스팔트 바닥을 걷던 학생들은 갈증을 호소했고, 때론 1L 물통 물을 다 마셨다. 10대 학생들에겐 강행군이었다고 한다.
류하원(15)양은 도보 순례 내내 발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숙소에서 신으려고 가져온 슬리퍼로 중간중간 갈아 신으면서 순례를 완주했다. 학생들은 아침에 직접 만든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걸었다. 경군은 “가방 속에서 주먹밥이 흔들려서 죽처럼 돼 먹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번 도보 순례로 1억814만원을 모금했다. 친척·이웃·교회 지인 등 주변에서 미리 받아둔 후원 약정서에 따른 기부다. 학교 측은 22일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당초 우물 1개를 만들 예정이었는데 후원금이 훨씬 많이 모여 우물 2개를 파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학교 단혜향 교장은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여럿이 하나가 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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