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박세웅 ‘초과근무’도 OK…책임감도 에이급
최하위 롯데는 22일 사직 KIA전을 4-2로 이겼다. 선발 박세웅(사진)의 역투 덕분이었다.
박세웅은 8이닝 4안타 1볼넷 2삼진 1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5승째(3패)를 올리며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 투수의 ‘의무’는 5이닝. 6이닝이면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8이닝은 ‘초과근무’에 해당한다.
박세웅은 지난 16일 KT전 등판 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나가서 던지는데 매일 나가는 야수들보다 일을 덜 하니까 경기를 책임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초과근무’로 이어졌고, 귀중한 승리가 됐다.
9회 마운드를 마무리 김원중에게 넘겼지만 완투도 가능했다. 8회까지 투구 수가 겨우 87개였다.
박세웅은 “8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주형광 투수 코치님이 세이브 상황이면 마무리가 나가고 점수가 나면 제가 계속 던진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사실 완봉이었으면 조금 더 욕심이 났을 수도 있지만 완투였어서 (불펜) 투수를 아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마무리 원중이 형이 잘 막는 투수라 걱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호투를 야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박세웅은 “야수가 좋은 수비를 많이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삼진이 2개밖에 안 됐는데 땅볼과 뜬공이 많이 나와 야수들에게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꼴찌로 추락한 롯데는 5월 치른 16경기에서 승률 0.600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2위다. 박세웅의 호투와 승리 속에 탈꼴찌 가능성도 커졌다.
박세웅은 달라진 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많이 끈끈해지고 하나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며 “그렇다보니 팀이 힘들 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아쉽게 졌던 경기들이 이제는 이기는 경기가 되고 팽팽하던 경기 흐름이 우리 쪽으로 확 넘어오는 일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성적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에이스는 다음 등판도 ‘초과근무’를 꿈꾼다. 선발 투수는 한 번 던지면 확실하게 쉬는 날을 보장받는다는 게 박세웅의 ‘초과근무론’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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