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K-동요의 역사를 기념하다…창작동요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

송재윤 작가 2024. 5. 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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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동요는 친숙한 선율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있죠. 


올해가 우리나라의 첫 창작동요가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한 세기를 돌고 돌면서 아이들과 함께한 우리 동요의 역사와 의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이정연 학예연구사님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창작동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전시회를 기획하셨습니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어린이 마음의 빛깔을 노래하다'. 어떤 취지로 마련됐습니까.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올해는 한국 창작동요가 발표된 지 10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는 동요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동요를 통해 문자와 소리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전시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점이 있다면요?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곡집 "반달"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윤극영 선생이 동요단체 달리아회에서 간행한 동요집으로 '고드름', '설날', '반달'을 비롯해 동요 10곡이 실려있습니다.


또한 100년 전 어린이가 '반달'을 불렀다면, 2024년의 어린이는 '아기상어'를 부르지 않을까요.


전시에서는 전 세계 동요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아기상어'는 12개의 언어로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되는 노래죠, 100년 전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최초의 창작 동요가 '반달'로 알려져 있는데, 이 노래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는 1924년 윤극영 선생이 지은 동요 '반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노래는 윤극영 선생이 누나를 잃은 슬픔을 담아낸 곡으로, 반달을 정처 없이 떠도는 쪽배에 빗대어 당시 나라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크게 사랑받으며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상징성을 기리기 위해 쪽배를 재해석해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근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잡지 지면에 발표된 것은 동요 '반달'보다 몇 달 앞서서 "까치 까치 설날"로 시작하는 동요 '설날'입니다. 


동요 '설날' 역시 윤극영 선생이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말로 우리의 풍습을 알려주기 위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1926년 간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곡집 제목이 "반달"로도 사용되며 역사성과 상징성이 동요 '반달'에 더해져 더 기념비적인 동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설날'이든 '반달'이든 어린이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하고 소중한 노래들이죠.


시대별로 어떤 사회상이나 유행이 다른 것처럼 동요도 시대별로 어떤 특색과 의미가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우리 창작동요 100년사에는 유난히 시대와 함께한 흐름이 두드러집니다.


창작동요가 본격화된 일제강점기에는 오히려 상상과 희망을 노래했고, 광복 이후에는 처음 발표된 동요 '새 나라의 어린이'에서 새 나라 어린이의 덕목과 다짐을 담았습니다. 


이내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동요에도 전쟁의 상흔이 녹아들며, 동요 '꽃밭에서'조차 아빠와 만든 꽃밭에서 전쟁 나간 아빠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겨 있습니다. 


이후, 방송을 중심으로 피페해진 어린이들의 마음에 곱고 고운 노래를 부르게 하기 위해서 밝고 경쾌한 노래들이 많이 등장했고, 다 같이 함께 노래하는 시대가 찾아옵니다.


대중문화의 발달로 동요의 위상이 좁아지기도 했지만, 1983년 MBC 창작동요제가 시작되며 다시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아기상어'로 전 세계에 K-동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 가장 유명했던 동요는 아무래도 '아기상어'입니다.


흥행 요인 뭐라고 보셨습니까.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의 아기상어는 현재 140억 조회수가 넘는 것으로, 2위의 조회수와 비교했을 때도 당분간 깨지질 않을 기록 입니다. 


'아기상어'는 흥겨운 리듬과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244개국 25개 언어의 콘텐츠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는 동요가 단순히 입으로만 불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온라인콘텐츠이자, 문화산업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혹시 외국의 동요와 한국의 동요 차이도 있습니까?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동요는 말 그대로 동심이자 어린이 노래입니다.


이 동심의 노래가 나라마다 다를까요?


한국의 창작동요 100년사가 그 시대와 함께 변화했지만, 대부분의 전 세계 동요는 간결한 선율과 순수한 노랫말로 세상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동식물을 의인화하며 표현합니다.


그 언어와 문자는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선율에서 느껴지는 친숙함과 동질감은 전 세계 동요가 가지는 공통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요는 소통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언어는 다르지만 소통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힘이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동료 중에서 특별히 소개해 주고 싶은 노래가 있을까요?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동요이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익숙한 동요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것을 '하나의 선율로 부른 노래'로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동요 <꼬마한스>하면 굉장히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동요 <나비야>의 원곡입니다.


이 노래는 꼬마한스가 집을 떠났다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대표적인 봄노래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노랫말과 다양한 변주를 통해 국경을 넘어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것이야말로 좀 동요가 가진 선율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전시를 보러오는 관람객들이나 어린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이정연 학예연구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우리 창작동요의 시작은 100년 전 어둠 속에서 비롯되었지만, 시대와 함께 번영과 쇠퇴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요를 3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동요를 단순히 입으로 부른다고만 생각합니다.


동요에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잊고 있던 동요 한 소절을 만나고, 동요를 통해서 다양한 소리가 더해진 새로운 소통과 표현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동요의 새로운 가능성까지도 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동요에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힘이 있는데, 우리 창작 동요가 앞으로도 널리 기억되고 또 불려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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