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을 거대한 정원으로…녹지 보며 스트레스 푸는 도시 만들 것”

안준현 기자 2024. 5. 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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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한강공원서 정원도시 토크 콘서트

23일 오후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남녀노소 시민들이 모여 아름답게 가꾸어 진 정원을 즐기고 있었다. 개막 5일 만에 100만명이 다녀 간 이곳에서 ‘정원도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와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과 함께 2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진행 중인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일환으로 열린 '정원도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뉴시스

‘서울, 정원으로 치유를 말하다’가 주제인 이 콘서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왜 정원인가…“시민들이 녹지 보며 스트레스 풀 수 있게”

토크콘서트 1부는 ‘왜 정원인가’를 주제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정원이 필요한 이유와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본인을 ‘서울 가드너(gardener)’라고 소개한 오세훈 시장은 “지난 주 토요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찾아 5시간 이상 머물렀다”며 “다른 행사와 달리 정원 박람회는 끝나도 계속 존치가 되기 때문에 흐뭇한 기분으로 마음 놓고 즐겼다. 시민 여러분께서 많이 즐겨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유현준 교수는 “도시민들은 마당이 없는 아파트 생활로 녹지와 분리된 생활을 한다”며 “점차 자연의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강이라는 공간에 우리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마당’인 정원이 생겨서 좋다. 도시 공간의 녹지는 누구나 자연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작가정원 'The Butterfly Effect' /서울시

이어 “서울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정원 도시라는 키워드를 앞에 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오 시장은 “15년 전 처음 시장이 됐을 때 멀리 나가지 않고도 시내에서 시민들이 녹지를 즐길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에 한강공원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오 시장은 “그러나 한강공원이나 북서울꿈의숲, 서서울호수공원 등은 사이즈가 너무 크다”며 “동네에도 조그마한 ‘포켓 정원’, 집에서 5분 거리 내에 녹지 공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는 2026년까지 1년에 330개의 정원을 서울 시내에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민 누구나 집 근처에서 꽃과 초화류, 잔디밭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녹지공간을 보면서 시민들이 생활 속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면 좋겠다”며 “녹지공간을 보면 스트레스가 60% 풀리다는 자료도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와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과 함께 23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진행 중인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일환으로 열린 '정원도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뉴시스

◇오세훈 “돈의문 박물관 마을, 녹지 공간으로 조성”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경희궁지 옆 박물관 마을(돈의문박물관마을)을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현준 교수는 “도시 속에 있는 많은 비어 있는 공간이 잘못하면 정치 시위 장소로밖에 안 된다”며 “해결하는 방법은 비어 있는 공간에 자연을 채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경희궁지 옆 박물관 마을은 사실상 조금 실패했다고 봐야 하는데, 이 곳을 비워서 녹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건축물로 가득했던 동대문 뒤쪽을 동산으로 만들어 돋보이게 된 것을 떠올리면 된다”고도 했다.

패널들은 각자 “우리가 생각하는 정원은”을 주제로도 얘기를 나눴다. 유현준 교수는 “나에게 정원은 쉼표”라고 했고, 오세훈 시장은 “나에게 정원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얼굴”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정원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행복한 여러분 얼굴 한 분 한 분의 얼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원순 실장은 “나에게 정원은 시집”이라고 했다.

◇시민을 위한 정원도시는 어떤 모습인가

2부는 ‘시민을 위한 정원도시는 어떤 모습인가’를 주제로 했다. 서울시의 정원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논의하는 자리다.

박원순 전시원실장은 “정원사의 입장에서 ‘나무 한 그루’만 잘 자라도 그 속에 새, 벌레 등 수백, 수천 종의 생물이 모여 살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도시는 지방보다 오히려 습지, 옥상, 수변 등 다양한 서식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 알맞은 식물을 다채롭게 심다 보면 거대한 도시 생태계 망 형성과 탄소 중립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유현준 교수는 “건축가의 입장에서 조경가와 서로 협업을 하게 되면은 ‘사자가 날개를 다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오세훈 시장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이 있다”며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으로, 쳐다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건축물과 정원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삼성물산/서울시

이어 오 시장은 “서울은 산과 한강, 수십 개의 지천이 있는데, 이게 서울 면적의 40%를 차지한다”며 “한강에 키즈카페를 만들었더니 세계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답고 멋진 어린이 놀이 공간이 됐듯이 서울 곳곳 시설물을 넣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유 교수는 “도시 속 녹지인 정원은 ‘규모는 작더라도 큰 움직임을 주는’ 건축과 도시의 필수요소인 만큼, 시민이 고루 스킨십 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을 도시 곳곳에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울을 거대한 하나의 정원으로”

오세훈 시장은 “뭔가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면 퇴근을 할 때 남산을 자주 걷는 편”이라며 “남산을 걸으니 해결책을 종종 찾아내는 경우가 있다.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여유 있게 걸으며 도시 생활을 지혜롭게 할 수 있도록 서울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정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박원순 실장은 “서울시뿐 아니라 건설, 산림청, 수목원이 같이 힘을 합쳐 ‘정원 운동’을 벌이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전경/서울시

한편 오는 10월 8일까지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학생, 작가, 시민, 기업 등이 함께 모여 76개의 정원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막 5일 만에 102만명이 다녀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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