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넘어온 관중의 손…홈런 내주고 아쉬운 패배 곱씹은 홍원기 키움 감독 “퇴장 각오할 생각도 했지만…그냥 고요한 외침”[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5. 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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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키움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은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3-3으로 맞선 9회 2사 후 키음 주승우가 NC 김성욱에게 맞은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외야 펜스 쪽으로 향했다. 타구를 관중 한 명이 글러브를 내밀어 가져갔다. 심판은 홈런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타구를 끝까지 보고 있던 키움 좌익수 로니 도슨은 홈런이 아니라고 신호를 보냈다. 벤치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뒤집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키움은 결국 이 홈런 한 방으로 3-4로 졌다.

경기 후에도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공을 잡아간 관중은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공을 잡는 순간 자리를 떠났다. 이 관중은 자리를 떠났지만 야구장에서 나가지는 않았고 주변을 서성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 화면에 잡혔다.

타구를 잡는 관중의 모습. 중계 화면 캡처



다음날 홍원기 키움 감독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관중이 잡는 건 본능이기에 어쩔수가 없다”라면서 “더그아웃에서 보기에도 제일 위에 있는 철망의 노란 선이 안 보여서 손이 넘어갔다고 생각을 했다. 규정상 그라운드 안으로 손이 들어오면 볼데드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했다.

야구 규칙 ‘6.01 방해, 업스트럭션 (e) 관중의 방해’ 항에는 ‘타구 또는 송구에 대하여 관중의 방해가 있었을 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 데드가 되며, 심판원은 만일 방해가 없었더라면 어떠한 상태가 되었을지를 판단해 볼 데드 뒤 조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홍 감독은 “화면상으로도 펜스 안으로 손이 넘어온 걸로 보였다”라면서 “비디오 판독실에서 근거라는 단어를 쓰면서 번복이 안 됐다는 건 현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까웠고 아쉬워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판독이 나온 뒤 홍 감독은 항의를 할까도 고민을 했다. 홍 감독은 “퇴장 각오하고 나갈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냥 고요한 외침일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체크 스윙이라던가 스리피트라던가 현장에서 고충을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울림이 없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솔직히 (항의하러)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힘이 좀 많이 빠지더라”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봤다. 홍 감독은 “심판분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애매하지 않나”라며 “기계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면 카메라 설치라던지 보완을 하면 논란이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했다. 그는 “밤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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