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국제문화정책 핵심은 ‘재외 한국문화원’···직급 상향 조정도 “외교부와 협의”

최수문기자 기자 2024. 5. 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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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23일 ‘국제문화정책 추진 전략’ 발표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로의 도약 위한 목표 세워
‘국내’ 국제문화정책협의회· ‘해외’ 한국문화원 구심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설치근거 법제화 등 강화
투어링 K아츠·코리아시즌·코리아엑스포 활성화
국내서 대형 한류문화축제 ‘비욘드 K페스티벌’ 추진
“과거 겪었던 어려움 불식···시너지 효과 낼 것”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회의실에서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서울경제]

문화체육관광부가 23일 내놓은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제문화정책 추진 전략’의 핵심은 해외 한국문화원 강화다. 다만 이번 전략에서 한국문화원 원장의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의 조정은 다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다.

‘재외 한국문화원장의 직급이 국장급이어서 현장에서의 통합·조정·교류에 어려움이 있다. 직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좋은 생각인 것 같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려고 한다. 다만 우리(문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부와 관계도 있다”며 “외교관 신분이 편한 나라가 있고. 그렇지 않고 문화원장으로의 문화인 활동이 편한 나라가 있고 그런 것도 좀더 따져봐서 외교부와 협의를 좀 해볼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교류에서 이제는 문화가 정치·경제 만큼 중요하다면서도 여전히 해외 외교 현장에서는 정치·경제 담당은 공사(1급)이지만 문화 담당 한국문화원장은 국장급(2급)에 머무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계급을 중시하는 중국과의 문화교류에서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체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유인촌 장관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추진될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해외문화홍보원’을 부처내 조직으로 흡수해 ‘국제문화홍보정책실’을 신설한 후 본격적인 정책 추진에 나선 것이다.

우선 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그동안 분절적이던 국제문화 정책 추진체계를 ‘통합’, 지원체계 혁신하기로 했다. 문체부 내에서 ▲국제문화정책협의회를 운영해 분야별 정책을 조율하고 협업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해외 현지에서는 ▲재외 한국문화원이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 비즈니스센터, 세종학당 등의 협업을 이끄는 K컬처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타 부처, 민간과 정책을 논의하는 ▲국제문화교류진흥위원회 ▲K콘텐츠 수출협의회 운영도 내실화한다.

특히 전 세계 34개국 42개소에 있는 한국문화원(홍보관)이 K컬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문화원장 교육, 문화원 평가를 강화하는 등 기능을 확충한다. 한국문화원 운영 프로그램을 자체 기획, 권역별 순회, 계기별 행사로 재구조화하고, 프로그램 분야도 다양화해 365일 고품격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문화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세종학당이 ‘작은 문화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국제문화교류지원 전담 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치 근거를 법제화하고, 타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국제문화교류 관련 사업들을 진흥원 중심으로 재편해 문화 분야의 국제교류 전문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단편적이고 복잡한 지원사업을 알기 쉬운 ‘현장’ 중심 사업으로 개편한다. 문화예술 분야 민간 국제교류 활동 공모제도는 사전에 조사된 우수 해외 기관, 축제 등에 진출하려는 작품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개별적 정성 심사를 최소화한다. 지원 항목도 항공료 등으로 표준화하고, 정산 절차도 간소화해 현장의 행정부담을 낮춘다.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던 소규모 행사들도 단일 브랜드로 상호 연계·통합해 대외 인지도를 높인다. 기존에 문예기금과 한국문화원을 통해 별개로 운영하던 문화행사 순회 지원사업을 ▲투어링 K아츠로 일원화하고, 수교, 국제행사 등 계기성으로 진행하는 한국문화 축제는 ▲코리아시즌으로, 기업 대상(B2B) 행사들은 ▲코리아엑스포라는 단일 브랜드로 알리고 현장에서 알기 쉽도록 재편한다.

민간과 지역 문화예술인·단체들의 국제교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문화원 순회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민간 문화예술 재단이나 지역문화재단과의 협업을 확대한다. 권역별 사정에 밝은 전문 자문단도 운영한다. 국제문화교류 예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과 협업도 진행한다. 현장의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국제문화교류 관련 사업 정보, 해외시장 정보 등을 집약한 종합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특히 코리아시즌은 문화예술-콘텐츠-체육-관광 분야를 포괄하는 한국문화 종합축제로 확대해 한국문화 전반을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주요 계기, 국가 특성을 고려한 사전 조사를 통해 연간 10개 내외 대상 국가를 선정, ‘코리아시즌’ 개최를 추진하고 총괄 예술감독을 선임한다. 대형 프로젝트는 다년간 기획 지원해 고품격 행사로 운영할 기반을 마련한다.

한류 콘텐츠의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 사업 거점도 확대한다. 올해 싱가포르, 인도, 호주, 스페인 등 10개소에 콘텐츠 해외 비즈니스센터를 새롭게 개설하고 2027년에는 50개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콘텐츠 기업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계약검토, 마케팅 전략 등 초기 수출 자문뿐만 아니라, 진출 단계에서 현지 정보, 거래선 관리 등까지 통합 지원하는 맞춤형 컨설팅과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9개국→13개국)도 강화한다.

K컬처의 안정적 수출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 지원(완성보증 수출용 보증 한도 30억 원 → 50억 원), 저작권 보호 지원(해외 출원등록 지원 125개사 → 200개사)과 함께 콘텐츠 번역인력(42명 → 70명) 등 전문인력 양성도 확대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회의실에서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발표 내용 및 문체부 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한류와 연관 소비재 간 연계 강화로 상승효과를 증진하기 위한 부처 간 협업도 더욱 긴밀해진다. 문체부와 산업부, 농식품부, 해수부, 중기부 등이 참여하는 ‘K박람회’도 올해부터 연 2회 이상 개최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외홍보관(코리아 360)에 이어 연말에는 두바이 홍보관을 개소할 예정이다.

캐릭터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상품개발과 드라마 간접광고 홍보 지원사업을 연계해 상품 개발부터 홍보까지 연속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현재 한국문화원이 없는 지역에도 K컬처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외교부와 협업해 재외공관(167개)에 찾아가는 문화체험 행사를 제공한다. 문체부가 현지 수요와 관심을 반영한 한국문화행사와 강좌 등을 재외공관 거점으로 공급해 K컬처 홍보망을 전 세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부와도 적극 협업하여 현지에서 문화행사와 연계한 유학박람회 등을 개최해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을 한국 유학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해외 교류를 위해 K컬처 총사령부로서의 한국 자체의 위상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대형 한류문화축제(가칭 ‘비욘드 K페스티벌’)를 열어 한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한편, 이와 연계한 국제 토론회(포럼)를 개최해 국제 문화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문화강국으로서 입지를 다진다.

한류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한류의 해외 수용성을 높이는 지원 정책도 추진하며, 한류 인기 국가와 국내 현장 간의 교류와 협업을 확대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문화 국제개발협력(ODA) 사업도 수원국의 수요를 반영해 기반 시설 건립과 정책 자문, 역량 강화 연수 등을 통합한 지원 등 보다 체계화된 방식으로 개편한다.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회의실에서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에 대한 세부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과거 해외 공연을 갈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우리 기관들의 지원을 미리 받거나 아니면 네트워크라도 통할 수 있었다면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제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문화정책 추진 전략’ 작성의 실무를 담당한 용호성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대중음악 뿐만 아니다. 한국문화는 이미 마이너리티를 벗어나 글로벌 주류로 성장했다. 단발성·편향성에 벗어나 새로운 국제문화정책을 위해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반성에서 이번 계획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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