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토네이도에 아이오와 `쑥대밭`, 기후변화 직격탄 맞는 美

박영서 2024. 5. 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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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가 강타한 아이오와주 그린필드에서 마을 주민들이 잔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미국 중남부에서 초강력 토네이도가 발생해 이 지역 마을들이 초토화됐습니다. 알래스카의 강들에선 물 빛깔이 마치 녹이 슨 듯 주황색으로 변했습니다. 모두 기후변화의 결과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고 경제적 손실도 상당합니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아이오와주 그린필드의 남서쪽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한 여성 운전자가 폭풍 속으로 차량이 휩쓸려 날아간 뒤 사망했습니다. 아이오와 당국은 이 여성을 비롯해 전날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지금까지 5명이 사망하고 최소 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색 및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미 기상청(NWS)은 초기 조사 결과 그린필드에서 풍속이 시속 219∼265km인 EF-3 등급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지역에 큰 피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토네이도는 64km 이상 범위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2021년 12월 켄터키주 메이필드를 강타한 시속 267∼320km의 EF-4 토네이도 이후 최악의 피해를 냈습니다.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남서쪽으로 88km 떨어진 인구 약 2000명의 마을 그린필드는 이 토네이도로 하룻밤 새 대다수의 집과 나무, 자동차들이 파괴되면서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마을 인근에 설치된 거대한 풍력발전 단지에서도 대형 터빈 6기가 바닥으로 쓰러지고 망가졌습니다.

또 전날 밤 폭풍이 일리노이주와 위스콘신주로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을 강타해 전기 설비를 망가뜨리면서 이 일대 5만여가구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텍사스 일부 지역은 지난 16일 덮친 토네이도 피해로 대규모 정전이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때 이른 폭염까지 찾아와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날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 남동부 지역의 체감 기온은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넘었습니다. 미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현재 휴스턴을 포함한 해리스 카운티의 정전 가구(상업시설 포함)는 약 5만7000곳에 달합니다.

NWS 기후예측센터의 수석 예보관인 밥 오라벡은 "텍사스의 더위가 이번 주 내내 계속되고 다음 달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더워진다"며 "날씨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더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알래스카에선 강 수십개가 마치 녹을 푼 듯한 주황빛으로 변모해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구 동토 해빙으로 초래됐을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북극 일대는 지구 전체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입니다. 지표 아래의 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에 갇혀있던 철과 구리, 아연, 카드뮴 등 광물이 산소와 반응해 색깔이 변하고, 이런 성분들이 녹아 들어가면서 인공위성 사진에서도 확연히 나타날 만큼 녹슨 듯한 색깔로 강물이 바뀐다는 설명입니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브렛 포울린 조교수는 "가장 오염되지 않은 강들 일부에서 기후 변화가 가져온 '뜻밖의 결과'를 현재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런 강물이 다른 강과 섞이면 해당 광물들은 수상 생태계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강물이 주황빛으로 변하는 현상은 2018년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레인지 일대의 강들에서 처음 관찰됐지요. 그후 1년 안에 토종 어류 2종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포울린 교수는 "우리의 조사 결과, 강물이 오렌지색으로 변하면 먹이 사슬의 필수 토대인 강 바닥의 대형 무척추동물들과 생물막(biofilm)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현상은 어류의 서식지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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