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케즘에도 전기차 외쳤다

정민주 2024. 5.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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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EV 매달 1000대 이상 팔려…소비자층 변화 감지"
소형 전기차에도 NCM 장착…"원가 고민은 그 다음"
./그래픽=비즈워치

기아가 EV3 공개와 함께 전기차 사업전략을 재확인했다. 수요가 정체한 현 상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전기차 수요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에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얼리 머저러티(early majority)로 이동 중이다. 기아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전기차 출시 계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꺾인 성장세

기아 송호성 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EV3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를 보면 전기차가 총 212만대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면서 "국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차 민감성이 높은 시장이지만 전기차 시장은 당연히 미래에 가야 할 방향이고, 또 조만간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2021년 중형 EV6로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인 기아는 2023년 대형 전기차 EV9으로 라인업을 넓혔다. 기아가 EV6를 출시할 때만 해도 전기차 시장은 거침없이 성장 중이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에 전년 대비 2배 넘게 성장했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1% 성장률을 보였다. 내놨다 하면 얼리 어답터들이 족족 구매해 가던 시기였다.

고속 성장세는 2023년 들어 눈에 띄게 시들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33.4%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최대 시장인 중국이 성장세를 견인해서 이 정도였지 다른 국가들은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갈 사람은 다 사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서 '사갈 사람'은 신기술과 신차에 호기심 많은 '얼리 어답터'를 지칭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통상 고객 중 10%를 얼리 어답터로 구분한다. 신차를 출시할 때 가장 먼저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다. 기아도 EV6와 EV9 출시 당시 얼리 어답터를 정조준했다.

호기심 구매 끝…가성비 소비 시작된다 

얼리 어답터가 빠져나가고 나면 '얼리 머저러티'층을 공략하는 게 수순이다. 얼리 머저러티는 고객의 40% 정도에 해당한다. 이들은 실용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기술과 가격 등을 더욱 까다롭게 살핀다. 신차의 급격한 성장세가 둔화할 때부터는 얼리 머저러티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판매 전략이 들어서게 된다.

기아가 가성비 전기차를 내놓은 것도 이런 수순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아는 지난해 하반기 레이EV를 시작으로 올해 EV3를 잇달아 출시하며 가성비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레이EV는 최근 두 달 연속 기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송 사장은 "레이EV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데 결론적으로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기대하고 있는 얼리 머저러티 층이 많다고 판단되는 부분"이라면서 "EV3는 이들을 공략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얼리 머저러티 수요가 커져야 시장이 안정화된다고 해석한다.

기아 EV3./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성능 강화는 얼리 머저러티 공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기아는 이번에 EV3를 개발하면서 소비자들이 바라는 부분을 통해 힌트를 얻었다. "소형 전기차도 대용량 배터리면 좋겠다, 1회 충전 시 500km는 주행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에서 출발했다. 

기아는 레이EV에 LFP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EV3에는 NCM 배터리를 채택했다. NCM 배터리는 보다 긴 주행거리를 담보하는 대신 LFP보다 비싸다. 하지만 기아는 NCM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501km(17인치, 산업부 기준)까지 확보하는 선택을 했다. 대신 이럴 경우 원가가 오르게 된다. 송 사장은 "모든 부문에서 원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EV3 글로벌 판매 목표를 20만대로 잡았다. 국내에서는 2만5000대~3만대 정도를 보고 있다. 판매 시작가는 3000만원 중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6월 EV3를 시작으로 기아는 EV4, EV5 등 대중화 전기차 모델을 순차 출시할 구상이다. 

송 사장은 "현재 계획되어 있는 전기차는 계획대로 론칭할 예정"이라면서 "대중화 모델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이 필요한 부분은 대응해 가며 성장해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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