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바닥 찍고 날자 … ETN '함박웃음'

전력소비 급증에 선물가격 쑥
한달 수익률 1~4위 독차지

올해 초 최저치를 기록한 천연가스 가격이 이달 반등을 시작하면서 한때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 상품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최근 급등 중인 기타 원자재들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전력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뛰었고, 올 하반기 라니냐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에 천연가스 사용량도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이 높았던 국내 상장 ETN 가운데 1~4위가 모두 천연가스 상품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이 1위로 33% 수익률을 냈고, KB 천연가스 선물 ETN(H)·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메리츠 천연가스 선물 ETN(H) 등이 수익률 32%를 거뒀다. 이날 오후 기준 6월물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00만 BTU당 2.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2월 3월물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5달러까지 역사적 최저가로 떨어진 바 있다.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겨울과 미국의 원유 생산량 급증에 따라 천연가스 재고가 쌓였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1990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가 시작된 이래 가장 저렴한 수준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 업체 EQT가 감산을 발표한 이후 공급량이 조절되면서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AI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으로 원자력이 부상했지만,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천연가스가 실제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AI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라며 "원자력은 비싸고, 지열은 상업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석탄발전소가 미국에서 폐쇄되고 있는 가운데 대안은 천연가스"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엘니뇨에 이어 하반기 라니냐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다.

[홍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