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AI 기반 '하이러닝' 공개수업 현장에 가다[르포]

박종대 기자 2024. 5. 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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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청계초 6학년 과학 수업에 하이러닝 활용
교육과정 재구성해 교수·학습 과정 축적, 맞춤형 수업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1층 과학실에서 6햑년 1반 학생들이 '식물의 구조와 기능'을 주제로 다룬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현미경을 활용한 세포 관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4.05.23.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하이러닝'으로 선생님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나누며 수업에 참여하니까 즐거워요"

23일 경기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1층 과학실. 약 30평 가량 되는 교실 안에 6학년 1반 학생 24명이 귀를 쫑끗 세우고 과학교사의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교실 정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교사가 띄워 놓은 수업자료가 보였다. 과학교사는 이날 학생들에게 '식물의 구조와 기능' 단원을 통해 광학현미경 사용법과 동물 및 식물세포를 관찰하고 이를 직접 그려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스크린에 나온 현미경 사진이 학생들이 소지한 태블릿PC 화면에 동일하게 띄워져 있었다. 교사가 단원과정에서 중요하게 전달하려는 학습 내용에 밑줄을 긋자 학생들의 태블릿PC에도 곧바로 표시됐다.

이어 교사가 현미경 구조와 명칭을 설명한 뒤 직접 문제를 풀어보도록 주문하자 학생들은 태블릿PC에 제시돼 있는 문항 속 빈 칸에 현미경 부위를 전자펜으로 써내려갔다.

문제풀이 시간이 끝나자 뒤이어 교사는 다시 한 번 현미경을 설명하는 동영상 학습자료를 재생시켰고, 방금 전 관련 문제를 풀어본 아이들은 더욱 집중력 있게 화면을 시청했다.

이후 모둠별로 학생들끼리 직접 광학현미경을 이용해 세포를 관찰해보고 자신이 본 세포를 그려보는 수업이 이뤄졌다. 전자펜을 이용해 태블릿PC에 편리하게 쓰고 지울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높아 보였다.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1층 과학실에서 6햑년 1반 학생들이 '식물의 구조와 기능'을 주제로 다룬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현미경을 활용한 세포 관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4.05.23.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포를 그려보는 수업활동이 끝나자 교사는 이날 학생들이 배운 학습과정을 복습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심화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개별 학생들이 작성하는 답안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틀린 답안을 적는 학생이 보이면 이를 정확하게 다시 알려줬다.

수업을 진행한 김용우 과학교사는 "'하이러닝'의 가장 큰 장점이 활용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기존에 나와 있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나 AI 코스웨어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교사가 수업을 재구성하거나 뭔가를 이끌어가려고 하더라도 자율율성이 너무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근데 하이러닝은 교사가 재구성한 프레젠테이션(PPT)이나 아니면 PDF 자료를 그대로 올려놓으면 학생 개개인에게 전송이 된다"며 "그 다음에 전송된 자료 중에서 교사가 필요한 부분에 디지털 판서를 하면서 말로만 추상적으로 설명했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개개인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설명을 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러닝' 시행 이후 학생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변화도 있다. 아이들이 적극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은 종이나 볼펜으로 표현을 한 다음에 틀리면 그걸 다 일일이 지우고, 이렇게 지워지는 게 깔끔하지 않게 되니까 자꾸 그걸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아이들이 디지털 필기를 하니까 지우는 과정이 쉽고 그 다음 내가 표현이 간단하기 때문에 내가 잘못된 걸 고치려고 하는 등 선순환적인 습관들이 생기는 걸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틀린 내용을) 고치려는 하는 동기와 교사가 학생이 작성한 걸 모니터링하면서 즉각 피드백을 해주는 과정들을 통해 완전한 학습처럼 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1층 과학실에서 6햑년 1반 학생들이 '식물의 구조와 기능'을 주제로 다룬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현미경을 활용한 세포 관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4.05.23.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이러닝 수업을 경험한 학생들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과학수업에 참여한 임정후 학생은 "하이러닝은 태블릿PC로 수업을 하니까 학생들의 집중도가 좋아지고 조금 더 재미있는 수업이 된다"며 "기존 수업들은 글을 쓰거나 보는 것들이 귀찮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태블릿PC로 쓰니까 몰입감이 있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박하윤 학생도 "교과서로 할 때는 쓰고 지울 때 지우개 가루가 날리고 책상이 더러워지는데 하이러닝은 친구들과 협력해서 좋은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다만 박지우 학생은 "네크워크 연결이 끊기면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며 "태블릿이나 펜이 고장이 나면 수업 참여가 어렵다"고 개선 과제도 짚었다.

'하이러닝'은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이다. 총 사업비 46억8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9월 첫 도입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도내 초중고 852곳에서 이를 시범 운영했으며 올해는 전 교과, 전 학년으로 참여대상을 확대해 하이러닝을 활용하는 초중고가 2007곳까지 늘어났다.

학교현장에서 '하이러닝' 플랫폼 사용이 증가한 것은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 수업이 가능하다는 장점 말고도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수업에 활용하면 교과 단원을 마칠 때마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진단평가를 진행하게 되는데 AI가 개별적으로 학습이 미진한 부분을 파악한 뒤 이를 보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해준다.

도교육청 하미진 미래교육담당관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기반으로 하이러닝에 교수·학습과정을 축적하고 누적된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 맞춤형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하이러닝을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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