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연화장-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전국 최초 ‘장사혁신 포럼’ 개최

오민주 기자 2024. 5. 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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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장사혁신 포럼 '장사문화의 혁신적 선도 이제는 변화다'에서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원장, 이창원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의장,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노인지원과 과장, 최재실 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가 장례 문화 등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수원에서 전국 최초로 장사문화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수원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수원시연화장과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는 23일 오후 1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장사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장사혁신 포럼은 장사문화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사회적인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안정적인 장시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해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추진됐다.

23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장사혁신 포럼 '장사문화의 혁신적 선도 이제는 변화다'에서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원장이 포럼의 좌장으로 장례 문화 등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토론 주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홍기웅기자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토론은 이창원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의장,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최재실 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쟁점인 화장지연에 대한 대책 방안, 공공 장사시설의 새로운 장례문화혁신 방향, 신분장 제도화·활성화를 위한 시설구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창원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의장(수원시연화장 소장)은 “이번 장사혁신포럼은 공공장사 시설 변화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마련됐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장사문화 패러다임이 혁신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장사혁신 포럼 '장사문화의 혁신적 선도 이제는 변화다'에서 이창원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의장이 장례 문화 등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 3일장 막는 수도권 화장 시설 부족… ‘화장 대란’ 피하기 위한 대안 필요

첫 번째 토론 주제는 코로나 등 대규모 감염병 시기에 불거졌던 ‘화장대란’으로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이창원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 의장은 화장시설 부족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3일장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이 의장은 “지난 2021년 기준 전체 화장로 378기 중 수도권의 화장로는 102기로 27%에 불과하지만, 화장 건수는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의 화장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22년 코로나19 사망자 일시 증가 시 3일 차 화장률이 20%까지 감소하면서 화장시설 수급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지난해 사망자 수가 34만여명으로 2030년이 되면 41만명, 2070년에는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서는 2027년까지 52개의 화장로를 증설한다고 밝혔지만, 화장 지연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로 내화 부품 교체 등을 통해 기존 화장로 지원사업을 병행하고 화장시설 신축 시 화장효율이 좋은 화장로를 적극 권고한다면 화장지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들은 화장시설이 전무해 어려움을 겪는 경기 동북부 지역에 화장시설을 우선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실 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경기도내 화장시설은 4곳 중 3곳이 경기남부지역에 있어 경기 동북부 지역의 주민들은 화장을 하기 위해서는 고양시에 위치한 화장시설에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화장시설을 신축할 경우 장사법에 따라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구밀집도가 높고 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경우 국고 보조금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화장비용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3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장사혁신 포럼 '장사문화의 혁신적 선도 이제는 변화다'에서 최재실 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가 장례 문화 등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 장사시설에 대한 님비현상…문화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형태로 탈바꿈

이어진 토론에서는 장사시설에 대한 기피·혐오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새로운 장례문화로 변화시키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

최재실 전 교수는 “화장시설 등 장사시설은 국민 편의 및 복리 증진을 위한 필수 시설이지만 설치 예정지 및 인접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대부분 반대한다”며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화장시설 내 수익시설 운영권을 지역 주민에게 주고, 시설운영 수익 일부를 지역발전 기금으로 배정해 도로나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해 유치지역에 혜택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노인지원과 과장은 님비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합 장사문화 시설’을 제시했다.

박 과장은 “기존의 장사시설을 녹지형태로 건립해 문화와 예술, 휴식이 공존하는 형태의 장사시설로 변화한다면 주민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장사시설이 산 자의 휴식공간이면서 죽은자의 애도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주제에서는 무연고자 등 취약계층 공영장례 지원을 위해 공공 장사시설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창원 의장은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 2012년 1천25명에서 2021년 3천603명으로 10년 동안 250%가 증가했다”며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공영장례가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이를 위해 공영장례가 전국적으로 제도화될 수 있도록 공영장례 표준모델을 올해 만들고자 한다”며 “지자체와 민간기관 등과 연계한 지원 방안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장사혁신 포럼 '장사문화의 혁신적 선도 이제는 변화다'에서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 노인지원과 과장이 장례 문화 등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 미래지향적 장례문화의 변화…산분장 그리고 추모의 새로운 형태

마지막으로 진행된 토론은 공간점유가 없는 지속 가능한 장사방식인 ‘산분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과 함께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새로운 대안 등이 논의됐다.

토론 시작에 앞서 최재실 전 교수가 산분장의 개념과 필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최 전 교수는 “산분장은 시신을 화장한 후 유골을 분골해 산, 바다, 강 등에 뿌리는 장사방식으로 친환경적이며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라며 “현대사회는 저출산, 1인 가구 증가, 비혼주의 등 가족 구조가 변화하고 생활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산분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산분장의 한계점으로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이 없고, 부모의 유골을 자연에 뿌리는 데서 오는 심리적 저항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추모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됐다.

박문수 과장은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유골 없이 자연에 뿌리는 행위에 대해 불효라는 근심이 있을 수 있다”며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추모가 어려워 지기 때문에 산분장에 대한 저항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추모관’을 제시했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동영상, 사진 등을 올리고 이 안에서 대화도 할 수 있도록 하면 심리적 저항이 줄어들 수 있다”며 “온라인 추모공간과 산분장을 장려하는 공익광고를 만들어 제도가 녹어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문화적, 예술적 접근으로 추모의 격을 높여야 한다고도 뜻을 모았다.

이창원 의장은 “장례 문화의 변화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뿐 아니라, 정신적인 추모의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추모의 수준은 국가와 지자체의 수준을 반영한다. 문화적, 예술적으로 훌륭한 산분장을 조성해 유족들이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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