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조기총선 꺼낸 영국 수낵 총리…바닥 친 지지율에 승부수

장예지 기자 2024. 5. 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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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44) 영국 총리가 오는 7월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예상을 깬 조기 총선 카드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도박을 한다"고 평했다.

영국 통계청은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당일에 4월 기준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인 2.3%라고 발표했다.

스타머 대표는 수낵 총리 조기 총선 실시 발표 뒤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며 노동당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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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보수당 지지율 21%…야당인 노동당 46%
최근 인플레 완화와 난민이송법 통과에 승부 걸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각)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조기 총선일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리시 수낵(44) 영국 총리가 오는 7월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집권 보수당이 야당인 노동당에 지지율이 20% 포인트 넘게 뒤지는 상황에서 도박에 가까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수낵 총리는 22일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한 연설에서 “지금이야말로 영국이 미래를 선택하고, 우리가 이룬 진전을 바탕으로 발전할지, 불확실한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을 감수할지 결정해야 할 때”라며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그는 “오직 내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만이 우리가 힘들게 쌓은 경제적 안정을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영국 하원의원 임기는 5년이지만 총리는 국왕 승인을 얻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원래 내년 1월28일까지 총선을 실시할 수 있었으며, 최근까지 오는 10~11월 총선 실시 전망이 많았다. 예상을 깬 조기 총선 카드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도박을 한다”고 평했다.

보수당은 지난 2019년 12월 총선에서 43%가 넘는 득표율로 32%대에 그친 노동당을 누르고 집권을 연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기간 중 총리 공관 등에서 열린 파티에 총리가 참석한 의혹인 ‘파티 게이트’로 보리스 존슨 총리가 2022년 9월 불명예 퇴진했다. 존슨 총리 이후 집권한 리즈 트러스 총리는 무리한 감세 정책 추진으로 금융 시장 혼란을 일으킨 뒤 2022년 10월 사상 최단 기간인 45일 만에 낙마했다. 이후 수낵 총리가 집권했지만 치솟는 물가 등으로 인해 보수당에 대한 실망감은 커져 왔다. 지난 2일 열렸던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잉글랜드 지방의회 절반가량의 의석을 잃는 참패를 당했다. 21~22일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율은 21%로 46%인 노동당에 25%포인트 뒤진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총선 날짜를 당기는 결정을 한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나온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통계청은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당일에 4월 기준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인 2.3%라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치다. 영국에서는 지난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인 11.1%에 이르는 등 고물가가 오랫동안 경제를 짓누르고 있었다.

또한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아프리카 국가 르완다로 난민 신청자를 밀어내기 위한 법안이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수낵 총리는 가을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시점에서 선거를 앞당겨 치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이 2010년 총선 패배 뒤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노동당에서는 지난 2020년 급진 좌파 제러미 코빈 대표가 물러나고 변호사 출신 키이 스타머가 새 대표로 취임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스타머 대표 체제에서 노동당은 경제 및 국방 분야 등에 대한 신뢰도를 쌓아왔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스타머 대표는 수낵 총리 조기 총선 실시 발표 뒤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며 노동당 지지를 호소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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