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못 간다”, “10억 든다”…프로배구 2군 도입 놓고 구단·배구계 입장차

장필수 기자 2024. 5. 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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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군 리그(V2) 도입은 한국 배구계의 숙원이지만, 각 이해 관계자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다.

구단은 2군 도입의 당위성과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운영 비용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구단은 운영 비용을 이유로 2군 도입에 난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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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계 ‘2군 통해 산업 확장·선수 발굴’
구단 ‘도입에 10억 필요, 1군 인건비 과해’
배구계 관계자들이 23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24 KOVO 통합 워크숍’에서 프로배구 2군 리그 도입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대로 내버려두면 앞으로 100년간 배구는 올림픽은 못 나갑니다. 2군이 정답은 아니지만, 배구 산업을 키운다면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세호 강남대 교수)

“2군 도입에 산술적으로 10억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배구단 운영비의 50% 이상이 인건비인 현 상황에서 구단이 당연히 돈을 써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변우덕 우리카드 사무국장)

프로배구 2군 리그(V2) 도입은 한국 배구계의 숙원이지만, 각 이해 관계자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다. 구단은 2군 도입의 당위성과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운영 비용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배구인들은 추락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배구 흥행을 위해서라도 2군 리그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배구연맹은 23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2024 KOVO 통합 워크숍을 열고 프로배구 2군 리그 도입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변우덕 우리카드 사무국장, 이세호 강남대 교수, 이헌우 배구연맹 경기운영팀장 등이 참석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23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24 KOVO 통합 워크숍에서 프로배구 2군 리그 도입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호철 감독은 2군 도입으로 새로운 선수를 더 많이 발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뛸 기회가 많지만, 어떤 선수는 1년 내내 경기장 한번 못 들어가는 선수들이 허다하다”며 “외국처럼 수준이 맞는 선수들끼리 뛰는 경기를 보면서 선수를 발굴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2군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주전 기회가 줄어든 만큼, 국내 선수들이 연습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추락한 국제무대 경쟁력 강화와 배구 산업 확대를 위해서라도 2군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세호 교수는 “남자 배구는 인도네시아를 이기냐 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여자 배구는 태국을 이긴 거로 안도하고 있다”며 “지금 나오는 선수들만 가지고 팀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2군 리그 도입으로) 산업 자체를 키운다면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6년부터 2군 도입이 논의됐지만, 결실을 보지 못한 현실을 꼬집으며 “이미 계획은 짜여 있다”고 강조했다.

변우덕 우리카드 사무국장이 23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24 KOVO 통합 워크숍’에서 프로배구 2군 리그 도입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면, 구단은 운영 비용을 이유로 2군 도입에 난색을 보였다. 프로배구가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인 점도 거론됐다. 변우덕 사무국장은 “프로야구 선수들 평균 연봉이 1억5000만원인데, 남자 프로배구 선수 평균 연봉이 2억2000만원, 여자 선수가 1억5000만원이다. 국제 경쟁력과 인지도에 견줘 임금 자체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2군까지 운영하면 10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변 사무국장은 이어 “외국인 감독과 코치를 선임하며 물어보니, 지금 (1군에서) 연습하는 선수 중에 최소 3∼4명은 경기를 뛰기 어려운데 1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2군까지 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구연맹은 선수 인건비 조정을 논의하는 한편,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할 만한 2군 리그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헌우 경기운영팀장은 “남자부 샐러리캡 상한선을 조정하고, 여자부 샐러리캡은 높이는 방안을 안건으로 만들겠다”며 “구단에서 제안한 2군 연합팀과 같은 방안도 고려해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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