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박세웅 ‘반박불가’ 최강 원투펀치…제2의 주형광-최동원이 1위 KIA 이틀 연속 잡았다.

김하진 기자 2024. 5. 23. 16: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사직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는 롯데 찰리 반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1위와 최하위. KIA와 롯데의 만남에서 최하위 롯데가 2경기나 잡아낼 줄 예상한 이는 몇이나 됐을까.

21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KIA는 투타에서 모두 1위를 달리는 팀이었다. 팀 평균자책은 3.79, 타율은 0.293으로 모두 1위었다.

그러나 롯데는 예상을 깨고 21~22일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속설이 그대로 반영된 경기였다. 21일에는 좌완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7.2이닝 5안타 2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고 22일에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8이닝 4안타 1볼넷 2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둘은 퀄리티스타트를 넘어서 거의 완투도 가능할 수 있을 정도의 투구로 KIA 타선을 제압했다.

반즈는 93개의 공을 던지면서 8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을 때까지 마운드를 최대한 오래 지켰다. 최대 147㎞의 직구(40개)와 슬라이더(32개)를 주로 던졌으며 체인지업(11개), 투심패스트볼(10개) 등도 고루 섞었다.

특히 이날 7개의 삼진을 보태면서 이번 시즌 통산 79개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경기당 8개 꼴이다.

선발 투수가 풀타임을 소화했을 때 30경기 정도 뛴다고 가정하면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반즈는 200삼진 훌쩍 넘을 수 있다. 61.2이닝 동안 삼진 79개를 잡아냈기에 180이닝을던질 경우 삼진 230개를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리그 한시즌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21년 두산 미란다가 기록한 225개다.

롯데 역사상 가장 많은 삼진 기록을 기대해볼수 있다. 구단 최다 기록은 1984년 롯데 불멸의 전설인 최동원이 기록한 223개의 삼진이다. 주형광 현 롯데 투수 코치가 1996년 달성한 221삼진 기록이 뒤를 잇는다. 가장 최근 200삼진 기록은 2020년 댄 스트레일리가 기록한 205개의 삼진이었다. 특히 좌완만 한정하면 주형광 코치에 이어 두 번째로 200삼진 기록을 기대해볼 법 하다.

실제로 기록을 세웠던 주 코치는 반즈의 삼진 생산 능력에는 슬라이더가 뒷받침된다고 봤다. 주 코치는 “주형광 코치는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다. 그리고 슬라이더가 빠르고 각이 커서 왼손 타자가 느끼기에는 멀어 보이고 오른손 타자들에게는 몸쪽으로 파고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다.

슬라이더가 좋은 효과를 보다보니 벤치에서도 많이 주문을 한다. 주 코치는 “이전에 주로 직구와 투심,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이제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즈는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던지고, 또 내가 더 잘해야 팀이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집중을 많이 했던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반즈가 주형광 코치의 뒤를 잇는다면 박세웅은 최동원을 이은 ‘안경 에이스’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세웅은 22일 거의 완투까지 가능할 정도의 피칭을 했다. 8이닝은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이다. 투구수는 고작 87개에 불과했다. 최고 149㎞의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을 섞어 KIA 타선을 침착하게 막았다. 시즌 5승째(3패)를 올리며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세웅은 롯데가 2015년 트레이드로 데려올 때부터 ‘안경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2015시즌 당시 롯데 신인왕 출신인 염종석 투수 코치의 개인적인 지도를 받기도 했다.

점차 성장한 박세웅은 2017년 12승6패로 데뷔 첫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면서 기량에 꽃을 피웠다.

2018~2019시즌은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0시즌부터 다시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롯데는 2022시즌을 마치고 구단의 첫 다년 계약 선수로 박세웅을 선택했다. 박세웅 역시 5년 총액 9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걸림돌도 없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뛴 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규시즌 27경기 9승7패 평균자책 3.45로 롯데 에이스로서의 활약도 이어갔다.

이런 과정을 밟아가면서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커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올인’을 선언던 박세웅은 이번에는 팀 성적을 더 올리고픈 마음이 컸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제는 팀이 더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들이 든다”라며 “선발 투수가 경기를 만들어가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마운드에서 오래 설 수 있고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는게 중요하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개막 후 한 달 동안은 6경기 3승2패 평균자책 4.78로 잠시 들쑥날쑥한 피칭을 보였다. 시즌 두번째 등판인 3월30일 NC전에서는 3.1이닝만에 조기 강판됐고 4월12일 키움전에서도 4이닝 7실점(6자책)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 2.10으로 말 그대로 ‘안경 에이스’다운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박세웅은 “8회 투구 하고 마운드 내려오면서 주형광 투수 코치님이 ‘세이브 상황이면 마무리가 나가고 점수가 나면 네가 계속 던진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사실 완봉이었으면 조금 더 욕심이 났을 수도 있지만 완투였어서 (불펜)투수를 아꼈다는 거에 의의를 둔다. 마무리 원중이 형이 잘 막는 투수라 걱정은 없었다”고 했다.

자신의 호투를 야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박세웅은 “야수가 좋은 수비를 많이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삼진이 2개밖에 안 됐는데 땅볼과 뜬공이 많이 나오면서 야수들에게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롯데는 22일 현재 5월 9승1무6패 승률 0.600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동 8위권인 한화와 키움과는 0.5경기 차이로 그토록 바라던 탈꼴찌도 눈앞에 뒀다.

박세웅은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많이 끈끈해지고 하나가 된다는 게 더 많이 느껴진다”며 “그렇다보니 팀이 힘들 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아쉽게 졌던 경기들이 이기는 경기가 되고 팽팽한 경기들의 흐름이 저희 쪽으로 확 넘어온다. 그래서 이기는 경기가 조금씩 나오지 않나 생각이 든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반즈-박세웅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가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반박불가’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두 경기 활약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의 반등 역시 ‘반박불가 원투펀치’의 힘에서 시작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