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멸 수준" 지지율에 "조기 총선" 모험... 영국 수낵의 장대비 승부수 통할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나 뒤진 그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이런 평가를 내놨다.
일기예보대로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우산 없이 연설에 나선 수낵 총리는 "오는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수당, 노동당에 20%p 열세
'깜짝' 경제 성과 내세웠지만
노동당, 절호의 정권 교체 기회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나 뒤진 그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이런 평가를 내놨다. 일러야 올가을쯤으로 예상됐던 총선이 당장 6주 앞으로 다가오자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수낵 총리가 지지율 열세 속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지지율 우세를 업고 일찌감치 조기 총선을 요구해 온 노동당은 14년 만에 정권을 되찾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20%p 막막한 지지율에 모험 감행
수낵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 연단에 섰다. 일기예보대로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우산 없이 연설에 나선 수낵 총리는 "오는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장대비에 양복 재킷이 흠뻑 젖은 그는 "영국이 미래를 선택할 순간"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찰스 3세 국왕에게 의회 해산(5월 30일)을 요청했고, 국왕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1년 7개월 차 수낵의 조기 총선 카드는 '모험'이다. 애초 총선은 오는 10~11월이 유력했다. 그가 이끄는 집권 여당 보수당은 제1야당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다.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했다. 11개 직선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0곳이나 노동당에 내줬다. 지방의회 의석은 반토막(986석→ 513석) 났다. 지방선거를 전후로 보수당 하원의원 두 명이 노동당으로 이탈했을 정도다. 총리의 당내 리더십도 크게 흔들렸다.
경제 성과 앞세워 "늦을수록 불리" 판단
그럼에도 수낵 총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등 '반짝' 경제 성과를 앞세워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영국 물가 상승률(2.3%)은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올 1분기 경제 성장률(0.6%)은 지난해 3, 4분기 역성장에 이어 플러스로 올라섰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조기 총선 발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보수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수낵 총리가 헌트 장관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들은 총선을 가을까지 기다린다고 해서 경제 사정이 지금보다 나아질 건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시간을 끈다고 유리할 것 없다는 판단이 조기 총선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노동당 환영... 14년 만의 정권 교체 채비
하지만 보수당에 대한 영국 유권자의 불만이 워낙 거센 만큼 정권 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보수당 조언자로 알려진 매튜 굿윈 영국 켄트대 교수는 보수당을 가리켜 "전멸 수준의 사건에 직면해 있다"며 "1997년 총선 때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한테 당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패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당시 총선에서 보수당은 하원 650석 중 165석을 얻는 데 그쳤고, 당시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은 18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웃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 2015년 정계 입문한 그는 이날 조기 총선 발표에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정권 교체 의지를 다졌다.
노동당이 집권에 성공해 총리가 바뀔 경우 영국은 8년 사이 6명의 총리를 맞게 된다. 영국에서 이처럼 잦은 총리 교제는 183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깡패라 으스대며 30분 간 폭행" 김호중, 뺑소니 이어 학폭 의혹 | 한국일보
- 동남아 폭염 한국에도?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 내린다 | 한국일보
- 지인 모임 중 숨진 가수 박보람... 국과수 "급성알코올중독" | 한국일보
- 민주당 2만 명 탈당 행렬... "포기 말고 혼내달라" 만류 편지까지 쓴 이재명 | 한국일보
- "욕심 내려놓겠다"는 류준열, '환승연애·그린워싱'에 "앞으로도 침묵" | 한국일보
- '나는 솔로' 20기 현숙 "서울대 전문직 모임 주최한 적 없어" | 한국일보
- 김호중 영장심사에도 오늘 공연 강행...15만 팬덤 무너질까 | 한국일보
- 연매출 50억 원 앞뒀는데... 강형욱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왜 | 한국일보
- 만취 운전에 2명 죽었는데… 인도 부잣집 10대 처벌은 겨우 반성문 작성 | 한국일보
- 김준호 "늦어도 내년 안에 김지민과 결혼"...계획 공개 ('라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