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했던 금융시장…이제는 8‧10월 인하 전망

홍성완 기자 2024. 5. 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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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11차례 연속 동결…시장선 5월 금통위 비교적 'dovish' 평가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한국은행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동결 배경에 대해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국제유가 및 환율 불확실성 등도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들이 매파(통화 긴축 성향)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가 비둘기적(dovish·완화적 통화 정책 성향)이라고 평가하면서, 올해 8월~10월 중 연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통위,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1년 4개월 동안 현 수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0.4%포인트 상향했다. 이 같은 성장세 개선이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물가를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률 역시 여전하다는 것도 물가 상방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다.

◆ 성장률 전망 상향에도 물가 전망은 유지

성장률 전망 상향에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은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각각 2.6%, 2.2%를 유지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증가의 큰 부분이 순수출 증가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라며 "수출이 예상보다 좋았고 수입이 예상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날씨가 좋아서 에너지 수입이 줄어들었고 반도체 투자가 지연되면서 반도체 설비 등의 수입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쪽으로 보더라도 내수가 예상보다 높은 건 맞지만, 연간 소비성장률이 경제 성장률보다는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즉 내수가 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물가 대책으로 몇 가지 정책을 연장한 영향 등을 검토할 때 이로 인한 상쇄효과와 성장효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으며, 물가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며 "성장률 전망을 바꾸는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있었지만, 소수점 첫 자리를 바꿀 정도로 크지 않았기 때문에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커진 상황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물가가 확실하게 올라간다고 하면 고려해 보겠으나, 현 수준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시장, 금리 인하 시점 8월 & 10월 전망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기대했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무산됐으나, 오는 8월, 늦어도 10월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올해 3분기(8월)로 유지한다"면서 "매크로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한국은행이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의 의지를 열어뒀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3개월 내 금리전망)는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인하 의견 1인, 동결 의견 5인을 유지했다"며 "한국은행은 현재의 통화정책 수준이 긴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창용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위원은 또, 이번 금통위의 성향이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비둘기파적(dovish‧완화적 성향)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스탠스가 도비시했던 점이 인상적"이라며 "대표적으로 현재 금리수준이 제약적임을 강조한 표현, 추후 물가가 한국은행 타깃에 근접할 경우 금리 정상화(인하) 작업은 필수적이라는 표현 등이 시장에 도비시하게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2분기 민간소비 부진 이후 하반기부터는 민간소비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국은행 전망 역시 결국 하반기 금리인하가 전제되며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며 "해당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금통위를 기점으로 하반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확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첫 인하 시점을 8월로 예상하는 한편, 연내 인하 횟수가 1회에서 2회로 확대되기 위한 조건으로 △글로벌 통화정책 다이버전스(추세 반전의 전조 지표 중 하나로, 가격 흐름과 기술 지표가 상반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의 확산 정도, △3분기 미국 펀더멘털 방향과 9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국내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의 2.5% 하회 여부 등을 꼽았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공동 보고서를 통해 "대내적으로는 금리인하의 조건들이 갖춰지고 있으며, 금통위는 인하의 마지막 퍼즐인 연준의 인하 신호를 대기하고 있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며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그간 7~8월 중으로 전망해 왔고, 여전히 해당 의견을 유지한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총재가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8월 첫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를 시작으로 하반기 두 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10월 첫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당사는) 4월 금통위 이후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해 미국은 9월, 한국은 10월 첫 금리인하 실시 시점으로 변경했다"며 "이번 금통위 회의 확인 이후 수정의견을 유지하며,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인하가 늦춰진 만큼 속도감 있는 인하의 필요성 또한 유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 연구위원은 미국은 연내 3회, 한국은 2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금통위는 4월 당시보다 여건이 열악해진 듯 보이나 예상보다 균형을 잡은 회의로 판단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연내 국내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될 공산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도 "한국은행의 첫 금리 인하 단행은 10월로 전망한다"며 "미 연준의 인하 시점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9월 첫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10월에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연내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상정해 두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며,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10월과 11월 연달아 인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22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준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 간 개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의사록에서는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진전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수의 위원들은 현 수준의 금리가 적절하며, 이를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몇몇 의원들은 위원들은 현행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로 제약적인 수준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특히 위원들은 1분기 발표된 물가지표의 결과가 실망스러우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달성할 정도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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