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HBM 2차전 개막…삼성·SK하이닉스 `사활`

윤선영 2024. 5.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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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의 HBM3E 12H D램.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제공]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냈다. AI 열풍이 지속되면서 엔비디아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매출 260억4000만달러(35조6000억원), 주당 순이익 6.12달러(8366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급등했고 주당 순이익은 4.5배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매출 246억5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5.5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데이터센터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한 226억달러다.

엔비디아의 핵심 AI 칩인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된 '호퍼' 그래픽 프로세서 출하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이는 AI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칩을 둘러싼 견조한 수요를 재확인한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차세대 AI GPU는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확보 움직임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뿐 아니라 연구개발(R&D)와 시설 투자 금액을 늘리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수장까지 전격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한다고 밝혔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만큼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 이후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며 지난 3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는 영업기밀인 수율까지 공개적으로 밝히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권재순 SK하이닉스 수율 담당 임원(부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HBM3E 칩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50% 단축했으며 목표 수율 80%에 거의 도달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에 이어 12단 제품을 오는 3분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HBM3E 12단 제품을 준비 중으로 상반기 내에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함께 펼치고 있다. 마이크론은 올해 초 HBM3를 건너뛰고 HBM3E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3사가 5세대 제품인 HBM3E 생산량을 늘리면서 실리콘관통전극(TSV) 용량을 기준으로 HBM에 첨단공정 웨이퍼 35%가 할당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에서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 한창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도 지원에 나서며 '반도체 강국'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산업 지원에 총 26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업계는 정부의 지원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정부의 이번 지원 정책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을 28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 역시도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66억1000달러를 웃도는 수치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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