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주춤한 롯데카드, 베트남에서 ‘디지털’로 돌파구 찾을까

정윤성 기자 2024. 5. 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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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조달 부담 가중…비용 상쇄할 카드는 ‘베트남’
베트남 BNPL 시장 집중 공략…디지털 전환 발맞춘다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롯데카드의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영업수익은 증가하면서 외형은 확대했지만, 각종 비용이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 베트남 법인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관심을 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성장성에 주목해 흑자 원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카드는 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 제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카드는 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544억원) 대비 54.3% 줄어든 수치다. 

실적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비용 증가 탓이다. 영업 수익은 늘었지만 각종 비용 증가에 발목이 잡혔다. 롯데카드의 1분기 영업수익은 70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320억원)에 비해 11.5%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5691억원에서 6725억원으로 18%가량 동반 상승했다.

특히 조달 부담이 여전했다. 1분기 금융비용은 17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323억원) 대비 30.5% 증가했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7% 수준이다. 이는 롯데카드의 외형 성장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달비용 부담이 카드업계를 짓누르고 있지만, 롯데카드는 오히려 1분기 7000억원 가량 조달 평균 잔액을 늘렸다. 업황 악화에도 영업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던 그간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상반기 기대됐던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려면 비용을 상쇄할 카드가 필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6일 베트남 호찌민 잘로페이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공성식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법인장(왼쪽), 레 란 찌(Le Lan Chi) 잘로페이 대표이사(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카드 제공

베트남 법인 흑자 간다…핵심은 '디지털'

롯데카드는 베트남 자회사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을 중장기 사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부문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결제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의 흐름과 함께 가겠다는 행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당초 중국과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지만,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서 모두 정리했다.

유일한 해외법인인 만큼 롯데카드가 들이는 공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카드는 지난 2일 롯데파이낸스베트남에 6800만 달러(약 937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다. 베트남 내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디지털 금융 사업 영역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베트남 3위 전자지갑 회사인 '잘로페이(Zalopay)'와 손을 잡고 BNPL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BNPL은 후불 결제 수단의 하나다. 결제 업체가 가맹점에 대금을 전액 지불한 뒤 소비자가 대금을 결제 업체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와 비슷하지만 신용 심사와 실물 카드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다. 롯데카드는 2022년에도 베트남 이커머스 기업인 '티키(Tiki)'와 BNPL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소비자 금융에서 디지털 결제 수요가 높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실제 비자(Visa)가 최근 발간한 베트남의 캐시리스(현금 없는 사회)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1인당 월평균 QR코드 결제건수는 16.2회로 카드결제건수 12~13회보다 많았다. '캐시리스'로의 전환율도 88%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카드사 스티커 ⓒ 연합뉴스

매년 적자 지속…경쟁사도 블루오션 호시탐탐

다만 현지 법인 실적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출범 이듬해인 2019년 77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68억원, 2021년 131억원, 2022년 101억원, 2023년 125억원 등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안정적인 자산 성장 및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적자폭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영업수익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수익은 493억원으로, 전년 말(338억원) 대비 45.8% 상승했다. 자산 역시 같은 기간 1821억원에서 2707억원으로 48.7% 늘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여타 카드사와 달리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사업 기반 구축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라며 "하반기에는 우량자산 확대를 통해 베트남 소비자금융시장 확대를 가속화해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쟁자인 신한카드도 신경써야 한다. 신한카드의 베트남 자회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지난해 처음 적자 전환했지만, 2022년까지 만해도 자사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익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왔다. 특히 최근 모바일 비대면 대출 플랫폼 개발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롯데카드와 맥을 같이한다. 여기에 신한베트남은행, 신한라이프베트남 등과 그룹 시너지 확대 여지도 많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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