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으로 사지 절단’ 영국 의원, 재활 끝 복귀 “생체공학 의원 되겠다”
패혈증으로 사지를 절단했던 영국 현역 하원의원이 업무에 복귀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영국 보수당 소속 크레이그 맥킨리 하원의원(57)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하원의회장에 걸어들어오자 내각과 야당 의원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린지 호일 의장은 “아시다시피 우리는 박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예외”라며 환영했다.
맥킨리 의원은 이날 약 8개월 만에 하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9월말 패혈성 쇼크에 빠져 “생존 확률이 5% 이하”라는 의료진의 소견을 들었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나 미생물이 전신 염증과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혈액이 응고하면서 혈전이 생기면 신체 부위가 괴사하기도 하며 사망률도 높다.
맥킨리 의원은 입원 16일 만에 기적적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이후엔 “양쪽 팔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지가 이미 굳어 썩어들어간 상태로 추가 괴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 절단 수술을 마치고 재활에 돌입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BBC 인터뷰에서 그는 “가끔 우울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면서도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집중하고 감사하려 한다”고 했다. 또한 “아내가 없었으면 이 모든 건 불가능했다. 의족과 의수를 찬 내 모습에 빠르게 적응해 준 딸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하원에서도 맥킨리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연설하며 호일 의장과 리시 수낵 총리가 자신의 병문안을 왔던 날을 소재로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와) 병원 사람들은 ‘내가 이미 장의사를 데려왔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낵 총리에게 “NHS가 패혈증의 초기 징후에 대한 인식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 누군가가 이렇게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부에도 “적절한 보철물을 제공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맥킨리 의원은 “패혈증은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질병”이라며 하원으로 돌아가서는 패혈증 인식 개선 및 조기 진단을 위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개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맥킨리 의원은 2015년 잉글랜드 남동부 사우스타넷 지역구에서 당선됐으며 이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3선을 노릴 예정이다. 그는 차기 총선에도 출마하겠다며 “최초의 생체공학 의원이 되겠다. 웨스트민스터궁(국회의사당)에 견학 온 아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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