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공포에 갈피 잃은 목돈 …'원금 보장' ELB로 굴려요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2024. 5. 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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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처럼 주가연계돼 있지만
대부분 채권에 투자해 안전
지수 떨어져도 원금 보장돼
1년 새 발행 47% 늘며 인기
증권사 파산 땐 손실 발생해
지급여력 높은 발행사 추천

20년 차 직장인 A씨는 최근 적금이 만기되면서 이 돈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퇴직도 얼마 남지 않아 노후를 준비해야 해서 안정적인 수익처가 필요한데, 예·적금 금리 수준은 기대보다 낮아 목돈을 다 넣어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은 최근 벌어진 홍콩H지수 상품의 대규모 손실 사태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 고민하던 A씨는 ELS와 비슷하지만 발행사의 신용으로 원금 보장이 된다는 장점을 지닌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발생으로 인해 대부분의 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투자자도 중수익 상품으로 선호하던 ELS 상품에 대한 위험 인식이 달라지면서 ELB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ELS 발행은 5조34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조4285억원 대비 반 토막 수준인 52% 급감했다. 반면 ELB 발행은 5조46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급증했다. 발행 종목 수 또한 ELS는 2704건으로 36% 감소했고, ELB는 1017건으로 53% 증가했다.

ELS와 ELB 발행액이 엇갈린 움직임을 보인 이유는 우선 기존 ELS를 판매하던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이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ELS 가입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원금 보장이 되는 ELB를 찾아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열렸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앞으로의 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에 대해 신중론이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상반기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중동·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변동, 미·중 패권 다툼 등 금융 시장의 불안 요소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 추구 상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대표적인 안정 수익 추구 상품으로 언급되는 원금 보장 상품인 ELB에 투자해봄직하다.

ELB는 ELS처럼 특정 지수나 종목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지는 채권형 상품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미리 약정된 이자를 지급받는 것은 ELS와 비슷하지만 자금의 대부분을 안전자산인 채권 등에 투자해 지수 하락 시에도 발행사의 신용으로 원금 수준의 자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ELS와 ELB의 가장 큰 차이점은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 있는 원금 비보장 상품이고, ELB는 원금 보존 추구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ELB를 원금 보장형 ELS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대신 수익률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보다 낮다.

신한은행에서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판매한 ELB 상품은 ELS 구조로 만들어졌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KOSPI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3년 만기 상품이다. 6개월 주기로 조기 상환 여부가 판가름 난다. 매 6개월마다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지수의 종가가 최초 기준지수 대비 98% 혹은 100% 이상인 경우 수익 조건이 충족돼 조기 상환된다. 수익 조건이 충족될 경우 상품당 연 5.4%(기초지수 대비 종가 98% 이상 조건) 혹은 연 6.1%(기초지수 대비 종가 100% 이상 조건) 수준의 수익과 원금이 자동으로 상환된다.

총 5번의 조기상환평가일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만기에 해당 조건을 만족하면 동일한 연 수익률이 지급된다. 3년 누적 기준 16.2~18.3%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만약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98%(100%)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은 한 원금 수준 금액은 지급한다.

이는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인 3%대 중반보다 1.5배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코스피200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내려가면 최악의 경우 3년간 수익률이 0%일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또 ELB 상품의 원금 보장이 '무조건'적인 원금 보장은 아니라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ELB를 발행한 증권사 등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만기 전에 중도 상환이 될 수 있고, 잔여 만기 등에 따른 상환 비용 등으로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발행사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인 만큼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발행사의 신용등급과 지급 여력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중소형 발행사보다는 대형 발행사를 추천한다.

ELS 대체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ELB는 최근 발행사들이 수익 구조, 수익률, 기간 등 다양한 조건으로 많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반기 금융 시장에서도 다양한 ELB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ELS 가입 경험고객이나 정기예금 금리 대비 초과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ELB 상품 신규를 고려해볼 수 있겠다. ELB 신규 시 투자 전 투자설명서와 상품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해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은 재테크의 기본이다.

[박채희 신한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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