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분기 ‘원가 하락’…“가격 빨리 내려라, 올릴 때처럼”

소비자단체 “식품업계 1분기 호실적…가격 인상 명분 없다”

대형마트 빼빼로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단체가 식품업체들의 1분기 실적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 명분이 크지 않다며 제품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최근 설탕·카카오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오리온 등 주요 식품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매출 원가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협의회 쪽은 오리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6.2% 증가한데 견줘 매출원가율은 0.81%포인트 낮아졌다고 짚었다. 또 롯데웰푸드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00.64% 증가했음에 반해 매출원가율은 4.2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오리온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7484억원, 영업이익은 1251억원으로 모두 1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매출액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협의회는 “기업은 원가 하락의 변화가 있다면 원가 상승 때와 마찬가지로 이를 소비자가에 빠르게 적용해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기업은 원가 하락 요인이 있어도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리온이 지난 2022년 9월 초코파이 등 16개 품목 가격 인상 당시 ‘하락 요인 있으면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거론하며 “소비자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 업체들은 단기적·비정기적 할인 이벤트 대신 소비자 친화적 가격 인하를 단행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다음달 1일부터 빼빼로, 칸쵸, 가나초콜릿 등 17종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