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체부 소속기관 사업·예산 재조정…8~9월 윤곽"

박주연 기자 2024. 5. 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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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한글화 다시 언급…"세종대왕 뒤 한문현판 이상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회의실에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보근 기획조정실장, 유인촌 장관, 용호성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 2024.05.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본부와 소속기관에 비슷한 사업들이 많습니다. 내년 예산을 수립하며 사업마다 기초부터 하나씩 따져보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있죠. (기관마다) 자기 사업을 놓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체부 소속기관 통폐합하고 몸집을 키우는 사업·예산 재조정을 추진 중이다. 유 장관은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회의실에서 출입기자들과 '5월 백브리핑'을 갖고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과 문체부 현안에 대해 말했다. 유 장관은 이달을 시작으로 매월 출입기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백브리핑'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유 장관은 "지금 문체부 예산 전체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본부, 소속기관에 비슷한 사업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분류해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벽하게 할 수는 없지만 기관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가며 중복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잘 지원되도록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22일) 체육분야 예산을 내부 정리했고, 각 실·국별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오는 8~9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제교류 사업과 관련, "기존에 각 실국마다 다 따로 하던 사업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전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로 모았다"며 "우리 소속기관, 각 예술단체의 해외교류 사업들도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예산까지도 광범위하게(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배우로 활동하며 1980년대 초부터 프랑스, 독일 등으로 해외공연을 많이 다녔는데 그때마다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해외에서 홍보, 마케팅, 티케팅을 할 방법이 없다. 경제적 지원을 해주지 않더라도 단일 창구를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알려주는 역할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용호성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 역시 "내년 예산 수립과정에서 다종다양한 사업을 통폐합해 굵직한 사업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재외문화원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순회 전시·공연인데, 개별 문화원이 하나의 전시공연을 준비하는데 1억원이 든다면 5개 문화원 순회 공연의 경우 5억원이 드는 게 아니라 비용이 30~50% 절감된다. 같은 예산을 쓴다해도 굉장히 시너지가 나고 가용 범위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각 협회를 통해 집행해온 다양한 보조금 사업을 공적 기관으로 넘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의 갈등을 언급하며 "일을 편하게 하려다보니 협회의 도움을 받아 예산 배분을 하고, 예산이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했던 부분이 있다"며 "공적기구가 역할을 잘 하지 못해 협회의 일을 빌려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 기관이 예산을 갖고 지원 정책과 역할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회의실에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4.05.23. pak7130@newsis.com

2025년부터 문화예술 주요기관 지원공모사업에 '책임심의관제'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 장관은 "올해 일부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고, 내년 정도부터는 전면적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책임도, 권한도 없는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심사를 하고 심사 이후의 결과를 확인하는 사람도 없다"며 "권한과 책임이 있는 책임 심의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한 사람에게 일이 집중돼 부작용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지 않겠느냐"며 "책임감을 갖고 심의하고, 그 결과를 계속 추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일단 2~3년 해보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날 광화문 현판 한글화 문제도 다시 거론했다.

유 장관은 "제가 볼 때 세종대왕 동상 뒤편으로 보이는 한문 현판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진을 찍어놓으면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시대부터 있던 현판이 그대로라면 보전해도 좋겠지만 사실 지금 현판은 고증해서 재현한 것 아닌가. 그 현판은 박물관에 전시하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한글학회 분들은 훈민정음 해례본 글씨로 다 준비해놨다고 하더라. 새로 (현판을) 단다면 한글이 좋지 않겠느냐"며 "이번 한글날을 기점으로 뭔가 한 번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관련 논의의 불씨가 되살아나서 국민적 논의가 이뤄진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국가유산청과 충분히 협의해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토론을 해봐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덧붙엿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용호성(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회의실에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4.05.23. pak7130@newsis.com

유 장관은 최근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간 분쟁, 가수 김호중 음주 뺑소니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는 "걱정이 많이 된다. 엄청 실망도 되고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다"며 "하여간 요즘은 문화를 이야기하기가 싫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K-팝이 잘 가고 있지만 결국 그 마음 속에 있는 욕심이 문제"라며 "결국 이런 것들이 계속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호중 가수도 왜 그랬을까 너무 안타깝다"며 "빨리 잘못했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엄청난 일로 계속 번져나갔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우리 사회의 인문학적인 어떤 부분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사 출신이 아니라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결성된 걸밴드 'QWER'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밑바닥에서부터 열심히 하는 이런 분들을 더 도와드리고 힘나게 하는 방향으로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안무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한 신탁단체 설립 등이 필요한데, 올해는 준비를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며 "해외 사례도 보고, 국내 환경에 맞춰 빠른 시일 내에 저작권 보호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기존에는 안무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었지만 K-팝이 성장하고, 안무 하나가 플랫폼에 올라가 수익이 창출되며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커졌다"며 "특히 인공지능 학습에 이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원칙 하에 법제화를 하고 규칙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하이브 사재기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문체부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은 "2017년 사재기 의혹에 대해 지난 2일에 민원이 처음 제기됐고, 콘진원에서 현재 조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관련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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