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오너 2세' 등판…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정혜인 2024. 5. 23. 14: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너 2세 문승환, 사내이사 신규 선임
리브랜딩·해외 진출 통해 실적 반등 노려
/그래픽=비즈워치

이디야커피(이디야)의 오너 2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디야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역신장한 가운데 문 본부장이 회사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세 경영 수업 본격화

이디야는 지난달 문창기 회장의 장남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경영전략본부는 전반적인 사업 전략과 해외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을 모두 총괄하는 부서다.

문 본부장은 1993년생으로 2019년 평사원으로 이디야에 입사해 약 2년여 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BCG, AT커니, 딜로이트 등 컨설팅업체에서 실무를 익혔다. 지난해 말에는 이디야로 복귀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일 열린 창립 23주년 행사에서 20년 장기운영 서현역점 가맹점주(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디야커피

문 본부장이 아직 30대 초반이고 1962년생인 문 회장이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하고 있어 당장의 승계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문 회장은 자녀들에게 일찌감치 지분을 조금씩 나눠주며 미리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문 회장은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한 후 2012년까지 지분 75%를 보유했다. 그는 2013년 지분 3만주(3%)를 장남 문승환 본부장에게 증여하며 처음으로 지분을 가족에게 나눠줬다. 2016년에는 문 본부장과 차남 문지환 씨에게 각각 3만주, 2만주를 추가로 증여했다. 현재 문 회장과 문 본부장, 문지환 씨의 지분율은 각각 67.0%, 6.0%, 2.0%다. 나머지 25%는 문 회장의 공동투자자인 김선우 상임고문이 보유 중이다.

문 본부장은 이 지분을 바탕으로 꾸준히 승계 자금을 모아왔다. 이디야는 6월 말 기준의 중간배당, 12월 말 기준의 연차배당 등 매년 두 차례의 배당을 집행하고 있다. 이디야의 매출이 성장하면서 배당 규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중간배당은 총 23억원으로 이디야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중간배당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연차배당은 30억원으로 이 역시 2021년(60억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았다.

위기의 이디야

문 본부장은 이번에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디야는 매장 수 기준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매장 수 증가는 더뎌지고 있다. 이디야는 올해 초 3900호점을 달성했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점포 수는 3000여 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정보에 따르면 이디야의 2022년 점포 수는 3019개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이후 큰 폭으로 매장 수가 증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디야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액은 2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이디야의 연간 매출액이 역신장한 것은 문 회장이 인수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82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디야 관계자는 "원두와 기타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이를 가맹점에 전가할 수 없어 본사가 흡수한 측면이 있었다"며 "가맹점과의 상생 차원에서 190억원의 비용을 집행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디야 본사가 가맹점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은 그만큼 이디야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디야는 저가 커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이디야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이디야를 턱밑까지 쫓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메가MCG커피(메가커피)는 이달 3000호점을 돌파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메가커피가 연내 이디야의 매장 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액 3684억원을 내면서 매출액 측면에서 이미 이디야를 넘어섰다.

이디야 입장에서는 실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 본부장은 컨설팅 경력을 바탕으로 이디야의 성장 전략을 고민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본부장은 올해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BI, 제품, 공간 등 다방면의 리브랜딩을 고민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디야는 지난해 말 괌 1호점을 열며 첫 해외 가맹점을 열었다. 이디야는 연내 괌 2호점을 내는 한편 동남아 시장으로 가맹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문 본부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디야 본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과 만나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의 애로사항도 전달하며 지원 확충 등도 건의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문 본부장은 예전에 이디야에 재직하고 컨설팅업체에서도 경험을 쌓은 만큼 신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