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포위훈련 들어간 중국…“분리독립 세력 강력 징계”

최현준 기자 2024. 5. 23. 14: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나흘 만인 23일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전 7시45분부터 대만 섬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해역과 진먼섬, 마쭈섬, 우추섬, 둥인섬 등 대만 전역을 포위한 합동 군사훈련 '연합리젠-2024A'을 이틀 동안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주권 강조 취임연설 반발…나흘 만에 실력행사
23~2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행하는 대만 포위 군사훈련 지도. 빨간색 표시 부분에서 훈련이 진행된다. 위챗 갈무리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나흘 만인 23일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중국은 전날 미 군수기업 제재에 이어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만도 군 병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전 7시45분부터 대만 섬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해역과 진먼섬, 마쭈섬, 우추섬, 둥인섬 등 대만 전역을 포위한 합동 군사훈련 ‘연합리젠-2024A’을 이틀 동안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훈련에는 인민해방군 육군과 해군, 공군, 로켓군이 총출동한다. 동부전구는 이번 훈련이 대만 섬 주변의 합동 해상 및 공중전투 준비 태세를 점검하고 표적에 대한 합동정밀 공격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대만도 중국의 군사훈련을 비판하며 대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규정에 따라 육·해·공군을 투입해 대응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만의 주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라이 총통에 대한 경고의 뜻이 담겼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대만 섬 주변 연합훈련 전개는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의 독립 도모 행동을 강력히 응징하며,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엄중한 경고를 준 것”이라며 “모든 대만 독립 분열 행동은 14억 중국 인민의 호된 정면 공격을 받을 것이고, 모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은 중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이라는 대세에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頭破血流)”이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독립’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양안(중국-대만) 현상유지를 강조했지만, 대만의 주권과 중국과의 차별성도 함께 강조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주권이 있어야 비로소 국가이다”, “중화민국(대만) 헌법에 따라 중화민국 주권은 국민 전체에 속한다”,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발언 등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라이 총통이 독립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등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과의 분리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라이 총통의 취임 연설은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발언이 담기는 등 예상보다 훨씬 강경한 톤이었다”며 “중국은 이에 걸맞게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취임식 당일인 20일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비판했고, 21일에는 외교사령탑 왕이 외교부장(장관)이 “라이칭더 부류 사람들의 민족과 조상을 배반한 추악한 행동은 경멸스럽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22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한 개 면을 할애해 라이 총통과 대만에 대한 다양한 비판·비난성 기사를 실었다.

발언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도 나오고 있다. 대만을 타깃으로 한 군사훈련이 시작됐고, 대만을 군사·경제적으로 비호하는 미국에 대한 제재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군수 부문을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됐다’며 제재 대상에 올렸다.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과 중국 내 신규 투자가 금지되고 임원의 입국을 막았다. 22일에는 같은 이유로 록히드마틴 미사일·파이어 컨트롤, 제너럴 다이내믹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인터코스탈 일렉트로닉스 등 미국 방산업체 12곳에 대해 중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처를 취했다.

앞으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나 인적 교류와 관련한 제재 등 추가 조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6년 차이잉원 당시 총통의 취임을 전후해, 중국은 대만의 농산물 수입 검역을 강화했고, 대만 관광객 정원을 축소했다. 또 대만의 국제활동도 방해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