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서 이란 대통령 장례식 엄수, 최고지도자가 집전

정미하 기자 2024. 5. 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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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고위 관계자와 함께 22일(현지 시각) 수도 테헤란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식을 집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핵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비서구 관료들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한 것은 격동의 순간에 이란의 국제적 입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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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고위 관계자와 함께 22일(현지 시각) 수도 테헤란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식을 집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핵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비서구 관료들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한 것은 격동의 순간에 이란의 국제적 입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가운데)와 이란 성직자 및 관리들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안 외무장관을 포함한 헬리콥터 사고 희생자의 장례식이 테헤란에서 열린 22일(현지 시각) 기도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측근들과 함께 입장에 관 앞에 지팡이를 내려놓고 기도했다. 하메네이의 음성은 확성기를 통해 전달돼 밖에 서서 머리를 숙이고 기도하는 군중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기도를 마친 후 하메네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친척들을 안아줬고, 한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도 방송을 탔다. 하메네이가 집전한 기도 이후 라이시 대통령의 관은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으로 운반되는 장례 행렬이 시작됐다.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은 이란의 정치·외교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다. 이날 늦은 오후 열린 행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포함한 아랍 국가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또한 세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 후세인 아느누스 시리아 총리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국제 위기 그룹의 이란 국장인 알리 바에즈는 NYT에 “이란이 정말 잘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장례식을 조직하고 핵심 구성원들을 거리로 모으는 것”이라며 “국내 지지자들과 해외의 적들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정치 세력을 이끄는 이스마일 하니예는 장례식 연설에서 라마단 기간 테헤란에서 라이시 대통령을 만났던 것을 회상했다. 그는 “라이시 대통령이 하마스가 가진 대의에 대해 이란이 변하지 않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를 대표해선 나임 카셈 부사령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이 서방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와 더 깊은 관계를 맺도록 전환했음에도 중국과 러시아 고위 관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장궈칭을 보냈고, 러시아에선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참석했다. 이란 전문가이자 워싱턴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바바라 슬라빈은 “이는 라이시 대통령의 정치적 지위를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는 대통령보다 총리에 가까웠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시 주석이 참석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20일, 5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22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장례식은 21일 타브리즈를 시작으로, 쿰을 거쳐 테헤란에서 열렸다. 장례식이 끝난 이후 라이시 대통령의 시신은 23일 고향인 마슈하드에 묻힌다. 이란 보안군은 테헤란 교통을 통제했고, 사람들이 장례식에 더 쉽게 참석할 수 있도록 이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군 폭격에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추모 행사 때에 비하면 인파가 눈에 띄게 적었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라이시 대통령이 역대 최저 투표율로 당선된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테헤란에서 장례식이 치러지는 날, 카스피해로 향하는 길이 교통체증을 겪었고, 테헤란 시민 일부는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휴가를 떠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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