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물가 불안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 더 늦춰지나

강지수 2024. 5. 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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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3.5% 유지...11회 연속 동결
올 성장률 전망 2.5%…0.4%포인트 상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인하 논의가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보다 높아지면서 긴축 필요성이 낮아진 데다가 환율 및 물가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높인 2.5%로 수정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이 대부분 수출 증가에 기인한 데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성장세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와 소비 및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하면서 1.3% 성장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0.5%~0.6%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또한 기준금리 동결 이유로 지목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9%로 2월(3.1%)과 3월(3.1%) 대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한은은 지난 2월 2.1%로 전망했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상향하면서 2.5%로 높였다. 다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지난해 전망을 유지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근거가 대부분 수출 증가에 기인했던 만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점에서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 변화가 없었던 것은 성장률 상향조정이 대부분 물가 영향이 크지 않은 순수출 증가에 상당부분 기인했기 때문"이라며 "완만한 소비 회복세와 정부 대책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 불확실성 커져…기준금리 유지"

이번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전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전망에 대해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낸 반면 1명은 기준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금리를 유지하자는 금통위원들은)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물가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에 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의 의견과 관련해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지만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현 상황에선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을 확인하고 그다음 폭을 생각해야 할 텐데,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거기까지 논의를 안 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나타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경기둔화 우려가 큰 유럽중앙은행은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격한 상승세가 상당부분 억제됐다며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차가 환율 등에 기계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금리격차가 더욱 벌어질 경우의 영향력은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여전히 2.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금리 격차가 환율에 주는 영향은 당연히 있지만 기계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지난 1년 반 동안 확인이 됐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을 때의 영향 등을 고려해 하반기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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