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가구 실질소득 7년 만에 최대폭 감소

2024. 5. 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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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물가상승률 고려 시 실질소비 11%↓
대기업 상여금 근로소득 감소에 영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1분기 명목소득 증가세에도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구 실질소득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근로소득은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가계소득은 3개 분기 연속 증가세지만 증가 폭은 전 분기(3.9%)보다 둔화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설치된 식당의 음식 메뉴판 [연합]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329만1000원)이 1.1%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 근로소득은 지난해 대기업 실적 부진과 상여금 감소에 따라 2021년 1분기(-1.3%) 이후 3년 만에 줄었다.

반면 사업소득(87만5000원)은 임대소득 증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소득 증대 등 영향으로 8.9% 늘었다. 이전소득(81만8000원)도 국민·기초연금 수급액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줄었다. 1분기 기준 2021년(-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실질 근로소득은 3.9% 줄어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뛴 물가만큼 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가구 실질소득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지출의 증가율은 0.0%에 그쳤다. 가계가 1분기에 지출한 돈은 늘었으나 물가 변동을 제외하고 보면 실제 소비 규모는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항목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평균 40만4000원으로 7.2%(2만7000원)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2021년(7.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과일·과일가공품 구매액이 5만1000원으로 18.7%(8000원)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소비는 11.7%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은 1.2% 늘어난 10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경상조세 지출은 6.5% 감소했으나 고금리 지속으로 이자 비용이 11.2% 늘었다. 이자 비용은 13만8000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4% 늘어난 404만6000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3만8000원으로 2.6% 줄며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흑자율(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은 28.1%로,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6.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은 71.9%로 같은 기간 1.2%포인트 올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7000원, 112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1분위 가구 소득은 근로·이전소득 중심으로 1년 전보다 7.6% 늘어난 반면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줄며 2.0% 감소했다. 통계청은 5분위 소득 감소에 삼성전자·LG 등 대기업의 상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소득 불평등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5.98배로 지난해 1분기(6.45배)보다 0.47포인트 하락했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98배라는 의미다.

1분위와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131만2000원, 509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6%, 0.5% 감소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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