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사망 병사 엄마의 편지 “동료 훈련병들 트라우마 없도록...”
육군 제32보병사단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가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보고 싶어 같이 따라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함께 훈련받은 동료들의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23일 군 위문편지 홈페이지 더캠프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더캠프는 장병 위문편지 등 소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자신을 “하늘나라로 간 32사단 XXX 훈련병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생각보다 군 생활 할 만하다고, 훈련도 받을 만하다고, 다음 주에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 하나뿐인 아들. 목소리에서 제법 군인다운 씩씩함이 느껴졌던 우리 XX이”라며 아들을 그리워했다.
그는 “(아들에게) 보고 싶다고,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다음 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셔라. 저도 힘내겠다’고 했던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라며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어쩌다 이렇게 처참하게 먼저 떠나야 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라에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여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되었고 사고로 이어졌을까.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라며 “아들이 보고 싶어 아들을 따라 같이 가고 싶은 심정이다. 이 비통함을 어찌 말을 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같이 훈련 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길 바란다”며 “사랑하는 우리 아들 XX이 마지막까지 잘 보내겠다. 깊은 애도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른 본 네티즌들은 “어머니 마음이 오죽하겠냐. 기운내셔라” “사고 당하면 제대로 좀 보상해주길 바란다”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9시50분쯤 세종시에 위치한 육군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던 중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 훈련병이 다쳐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당시 훈련을 지휘하던 소대장 B 상사도 부상을 입었다.
전날인 22일 육군에 따르면 군 당국은 별도 조사반을 투입해 부대 내 수류탄 안정성과 사고 당시 안전 통제, 탄약·병력관리 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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