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서열 2위를 당원이 뽑게 하자고?”...민주당의 위험한 국회의장 당원투표 실험 [필동정담]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4. 5. 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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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우원식 국회의장 선출후 추미애 지지 강성지지층 반발 이어져"국회의장 선출시 당원투표" 주장도세계 민주국가중 유례 없는 정치실험국회 독립성과 대표성 훼손할 우려국회의장 선출 시 당원 투표를 반영하자는 논의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 중 국회의장을 선출할 때 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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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총회에서 제22대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이재명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우원식 국회의장 선출후
추미애 지지 강성지지층 반발 이어져
“국회의장 선출시 당원투표” 주장도
세계 민주국가중 유례 없는 정치실험
국회 독립성과 대표성 훼손할 우려
국회의장 선출 시 당원 투표를 반영하자는 논의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실현될 경우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부끄러운 ‘정치 실험’이 되기 십상이다. 일부 의원들이 의장 경선에 당원 투표를 10~50% 반영하자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도 “당원 중심 정당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을 것”이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은 22~23일 개최한 22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원권 강화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당이 난데없이 ‘당원권’ 소란을 피우는 것은 최근 의장 선출 과정에서 추미애 당선자가 탈락한 뒤 그를 지지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성난 지지층을 달래겠다고 당원 투표로 국회의장을 뽑자는 것은 해괴한 발상이다. 민주주의 국가 중 국회의장을 선출할 때 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미국도 그렇고, 영국도 그렇고 대부분 전체 의원들의 투표로 의장을 선출한다. 그렇게 하는 게 대의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당대표나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 당원 투표로 하겠다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국회의장을 그렇게 뽑자는 건 국가서열 2위인 입법부 수장을 당직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의회민주주의에 대해 무지하거나 알고도 무시하는 억지다. 국회의장은 다수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 국회의원을 대표하고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책임이 있다. 특정 정당 당원들이 의장을 선출한다면 의장이 소속 정당의 꼭두각시가 되고, 의회의 독립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표성도 고려해야 한다. 국회는 정당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특정 정당이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면 대표성이 훼손돼 국회는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면 당원들의 법안 제안, 소속 의원 소환 제도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강화 방안을 고민해볼 일이다. 국회의장 당원 투표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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