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끌고 내수가 밀었다…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2.1%→2.5% 상향
소비 1.6%→1.8% 조정… “예상보다 개선”
“지정학적 갈등 잦아들면 성장률 2.6% 예상”
물가는 2.6% 유지… “소비 회복세 완만”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 2.1%보다 0.4%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수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화된 가운데, 소비 증가율도 소폭 확대된 영향이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의 성장세와 통화정책 운용 방향, 정보통신(IT) 경기 확장 속도, 유가·환율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올해 물가 상률은 직전 전망과 같은 2.6%로 예상했다. 경제 성장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되면 물가 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성장률… “수출 회복 흐름 강화”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5%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1.4%보다 1.1%p 높다. 작년의 경우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초기인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이후 세 번째로 낮았다. 올해 성장률이 2.5%로 반등하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2.2%)보다 높아진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2년 11월에 2.3%로 제시한 뒤 작년 2월(2.4%)과 5월(2.3%), 8월(2.2%), 11월(2.1%)에 수정했다. 이번에 공개된 한은 전망치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한은은 수출 회복 흐름이 강화된 데다 소비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4.5%였던 수출 증가율은 5.1%로 높아졌다. 반면 수입은 2.7%에서 2.4%로 낮아지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내수도 개선됐다.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8%로 높아졌고, 건설투자도 -2.6%에서 -2.0%로 개선됐다.
한은은 “(향후)성장흐름을 보면, 2분기에는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소비는 둔화되는 한편, 성장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가 축소됨에 따라 조정됐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견조한 수출증가세가 여전히 경기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대외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세계 경제는 전 세계적인 소비 및 투자 증가세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교역은 상품교역을 중심으로 개선될 전망이며, 우리 10대 수출대상국(미국, 중국, 유로지역 등)의 수입수요는 이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상존 등으로 8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 물가상승률은 2.6%로 유지… “소비 회복세 완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종전 전망과 같은 2.6%를 유지됐다.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성장세로 인해 상방압력이 커졌지만, 소비 회복세(1.8%)가 완만해 종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은은 향후 CPI 상승률이 당분간 2%대 후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하반기 중 2.5%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종전 전망치 2.2%를 유지했다. 작년 근원물가 상승률 3.4%보다 1.2%p 낮은 것이다. 근원물가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다. 작년보다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00억달러로 예상됐다. 당초 전망(520억달러)을 대폭 상회한 것이다. 지난해 경상수지(355억달러)와 비교하면 245억달러 높다. 한은은 “IT 경기 회복, 미국의 강한 성장세 등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흑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26만명으로 예상했다. 직전 예상치는 25만명이었다. 한은은 서비스 부문의 고용 증가세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지만 업황 개선 등으로 제조업 고용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여성·고령층의 노동 공급도 지속되면서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지난 전망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 경제·물가 성장세와 통화정책 운용 방향, 정보통신(IT) 경기 확장 속도, 국제유가·환율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스라엘·하마스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도 진정되면 성장률은 2.6%, 물가는 2.5%로 바뀔 수 있다. 반면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되는 경우 성장률은 2.4%, 물가는 2.9%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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