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회고록에 김건희 빗대 "영부인 문제로 내조만 하라? 안타까워"

조현호 기자 2024. 5. 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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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인도방문 논란 반박하며 "배우자 외교도 필요하다" 강조
"인도 방문 내가 고사, 아내 보내달라 초청…나랏돈 관광? 악의적 왜곡" 논란 키워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문재인 전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를 기록한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한 반박과 함께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빗대 되레 배우자 외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방문이 인도총리의 초청에 의한 것인데, 아직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이 있다고 썼다가 잠잠하던 이른바 '타지마할' 방문 논란 재점화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들여다보면, 배우자 외교론을 역설한 대목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이 쓴 <변방에서 중심으로>(문재인 회고록 : 외교안보 편-문재인 지음, 최종건 대담, 김영사, 2024년 5월)를 보면,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중남미는 아르헨티나 밖에 못 가봤고, 아프리카는 이집트는 갔지만 사하라 이남의 블랙 아프리카 쪽은 못 갔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 혼자서는 외교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며 “그런 면에서 총리 외교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서 나는 심지어 배우자 외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내놓은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509쪽을 보면 자신이 인도방문을 고사하자 인도정부가 김정숙 여사를 대신 초청해 참석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대목 강조표시 사진=조현호 기자.

문 전 대통령은 돌연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과 논란을 빗대 “그래서 지금 영부인 문제 때문에 안에서 내조만 하라는 식으로 되는 것은 사실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세계 외교무대에서 배우자 외교가 활발하다”며 “정상이 가지 못하는 문화, 복지, 교육 시설은 배우자가 역할을 분담해서 가고, 우리 교민들이나 유학생들을 만나 격려하는 것도 배우자가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과거에는 영부인 외교라고 했는데, 지금은 여성 정상의 남성 배우자가 늘고 있어서 배우자 외교가 적절한 말이 됐다”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논란을 두고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계획을 내게 말하면서 공원 개장 때 똑 다시 와달라고 나를 초청했고, 나중에 그 기념공원 개장 때 인도 정부가 나를 재차 초청해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서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제가 이 이야기를 소상히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내놓은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536쪽을 보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빗대어 내조만 하라는 식은 안타깝다며 배우자 외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대목 강조표시 사진=조현호 기자.

문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정상 배우자들이 정상을 보조하는 배우자 외교를 많이 한다. 내 아내도 그랬고”라며 “그러니 첫 외교가 아니라 첫 단독 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잠잠했던 김정숙 여사의 이른바 인도 '타지마할' 방문이 외유 논란으로 더 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특검을 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외교부에는 영부인 순방 예산 항목 자체가 없고, 영부인과 청와대 일원들은 문체부 예산이 아니라 청와대 예산으로 처리했어야할 인도 방문”이라며 “문재인 정부, 누군가의 지시로 이뤄진 국고손실죄의 정황이 뚜렷하다”고 썼다.

배 의원은 “대통령 아내의 인도 여행, 대통령이 지시했다면 공무원과 기관 예산 사용에 대한 불합리한 지시, 즉 직권남용이겠죠”라며 “모두 까마득 잊고 있던 자신과 아내의 국고손실과 직권남용에 관한 주범, 공범관계를 '자백' 하신 꼴이 아닌가 생각든다. 특검 당연히 가야겠죠”라고 썼다.

문 전 대통령측은 인도 측의 초청장에 따른 정당한 외교이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와 특검법 논란을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반론하고 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교부 당국자 브리핑에서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측의 초청장은 아직 확인 못 해봤다'고 밝힌 데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며 외교부의 장난질”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평산마을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했다고 한다”며 “현 정부의 외교부도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며, 존재 여부 그 자체는 얼마든지 금방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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