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인 줄 알았더니 사람이”…전국 ‘빈집’ 145만 채

최혜림 2024. 5. 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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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래된 동네를 탈바꿈하는 재개발 사업들이 곳곳에서 추진되면서, 빈집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집들은 관리하는 사람 없이 방치돼, 주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버려진 집에 몰래 들어가 살아도 아무도 모를 정도라는데, 어느 정도인지 최혜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합조차 설립되지 않은 서울의 한 주택가.

늘어진 덤불을 헤치고 들어가, 녹슨 철문을 열자 낡은 집 하나가 나옵니다.

불과 한 달여 전까지 70대 노인이 살던 집입니다.

지붕은 다 무너져내렸고, 이불에선 심한 악취가 납니다.

노인은 임대 계약이 끝났지만 집주인 몰래 수년 동안 폐가에서 지냈습니다.

주인은 외국에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탭니다.

인근의 또 다른 빈집, 오래 방치된 탓에 담벼락이 무너져내렸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한여름에 비가 얼마나 쏟아지는지 갑자기 그냥 전쟁이 났어. 피해는 우리가 최고 많이 보고 있는 거지…."]

이런 빈집들은 주로 재개발을 앞둔 동네에서 주민들이 떠나며 생깁니다.

지난 1월 재개발이 결정돼 이주가 예정된 서울 성북구 정릉골이 대표적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이 위로 올라가면 거의 다 빈집이에요. 저기 겨울 되면 못 살아요. 추워서."]

이런 빈집은 서울에만 10만 채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145만 채가 넘습니다.

직접적인 관리책임이 집주인에게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개입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나마 경찰이 '치안 불안 지역'으로 지정해 예방 순찰을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교진/성북서 범죄예방대응과장 : "공·폐가촌은 화재의 위험도 있고 청소년들 학교폭력이나 환각물질흡입 등 범죄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가지고..."]

재개발 지역이 아닌 곳에선 서울시가 빈집을 사들여 수리한 뒤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사업도 하고 있지만 지금은 매입이 중단된 상황.

전국적으로 1년 넘게 방치된 빈집은 38만 채로 추산됩니다.

현장K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최석규/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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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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