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워' 멈칫하면 끝장…尹정부, 반도체 지원 '26조 승부수'

정지형 기자 2024. 5. 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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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26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종합 지원책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은 글로벌 '칩 워'(Chip War·반도체 전쟁)가 국가 간 총력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반도체 보조금 직접지원을 통해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고, 새 총통이 임기를 시작한 대만도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반도체 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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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대만 등 자국 경쟁력 강화 위해 총력전
중소·중견 함께 이끌어 '반도체 생태계' 구축 목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26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종합 지원책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은 글로벌 '칩 워'(Chip War·반도체 전쟁)가 국가 간 총력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반도체 보조금 직접지원을 통해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고, 새 총통이 임기를 시작한 대만도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반도체 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지금 전쟁"이라며 "기업들이 반도체 투자를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불균형적으로 현장을 내버려두면 반도체 투자가 지연될 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이후에도 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쳐 똑같은 반도체를 팔아도 경쟁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각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손을 놓고 보기만 할 경우 '반도체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기는 건 시간 문제라는 설명이다.

미국만 해도 지난 2022년 '반도체법'을 통과시키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고 최근에는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일본도 대만 TSMC 유치를 통해 옛 명성 되찾기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대만은 지난 20일 취임한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2027년까지 약 19조 원을 들여 '대만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고 한 상태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참모들에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국가 총력전을 강조한 것도 동아시아에 펼쳐진 신(新)반도체 삼국지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이전처럼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의존하는 형태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이번 대책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다.

디램(D-RAM)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역량을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해 균형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을 아우르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의 역사를 보고 있는 모습. 2024.5.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윤 대통령이 이날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표한 26조 원 규모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의 7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인 점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받쳐줘야 반도체 생태계가 강건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만 지원해서 끝날 일이 아니고 생태계 전체를 같이 이끌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더해 1조 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계획이 포함된 것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와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 검토된 사항 중 하나인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 보조금 직접 지원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조금을 직접 주는 국가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기업을 유치하려는 곳들 위주"라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종합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된 만큼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만 TSMC와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 차이도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CPU와 GPU를 넘어서 인공지능(AI) 반도체로 끊임없이 확장되는 시스템 반도체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며 관계 부처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달라"고 지시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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