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새 척추 굳는 병, 세종대왕·주걸륜도 앓았다고?…강직성척추염

강석봉 기자 2024. 5. 23. 12: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인성 질환과 달리 2040 남성 발병 확률 더 높은 척추 질환… 느리지만 방치하면 허리 굳을 수도
자가면역질환 일종으로 척추 외 말초 관절염, 건선, 눈 포도막염 등 전신에 증상 함께 나타나
완치는 어렵지만 초기 진단 후 운동-약물 치료 병행하면 정상적 생활 가능, 치료 임의 중단은 금물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



‘강직성척추염’은 척추 및 부착부(힘줄, 인대 등이 뼈에 부착하는 부위) 염증이 특징인 척추관절염으로, 2040 남성에 빈발하는 ‘젊은’ 척추 질환이다. 대만 톱가수 주걸륜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종대왕 역시 강직성척추염으로 30대부터 고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질환이다. 10대부터 20대에 첫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40대 미만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2022년 5만 2616여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남성 환자는 여성 대비 2.6배 많은 3만 8216명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20살부터 39세 사이 환자는 약 38.8%로 나타났다.

의학계에서는 강직성척추염을 유전적 요인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백혈구 항원 중 하나인 HLA-B27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90%는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가족력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직성척추염의 대표적 증상은 뻣뻣한 허리 통증이지만, 쉬거나 잘 때 통증이 악화되고 활동이나 운동 시 호전되는 등 그 양상은 여타 척추 질환과 다르다. 무릎, 발목, 발가락의 말초 관절염, 아킬레스 건염, 어깨 힘줄염, 건선 등 관절 및 다양한 장기의 증상을 겪는 경우도 흔하다. 이외에도 염증성 장염, 눈에 발생하는 포도막염, 콩팥 기능 저하 등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을 방치하면 뼈가 통째로 붙어 굳어버릴 위험도 높아진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강직성척추염이 악화하면 척추 내 염증조직이 뼈로 대체되는 동시에 연골 내 골화로 뼈인대골극이 자라나는 과정이 진행되고, 척추뼈가 한데 붙어 굳는 ‘대나무 척추(Bamboo spine)’ 증상까지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형이 일어나면 허리를 굽히고 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커진다. 또한 심혈관 질환, 위장관 및 신장 질환 등 합병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강직성척추염은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진단 후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진단은 ‘쇼버(Schober) 검사’, ‘흉곽 팽창능 검사’, 후두에서 벽의 거리(occiput-to-wall) 측정 등 신체진찰과 함께 엑스선 및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한 척추 관찰, 유전자 및 염증 수치, 류마티스 인자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로 이루어진다. 이후 치료는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며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해 TNF 차단제(종양괴사인자억제제), IL-17 차단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를 활용하게 된다. 진단이 빠를수록 치료 예후가 좋은 만큼, 이상 증상이 느껴질 경우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강직성척추염은 꾸준히 지속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임의로 치료를 멈추면 척추의 강직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