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낵 “7월 4일 조기총선” 승부수

이현욱 기자 2024. 5. 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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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와 지지율 하락세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22일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영국이 미래를 선택할 순간"이라면서 "보수당이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영국을 이끌 것으로 믿는다"며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했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조기 총선을 촉구해온 노동당은 수낵 총리 발표에 준비가 돼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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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플러스 경제회복세 영향
안보전략·반이민정책도 내세워
노동당 지지율 격차 20%P 넘어
더 큰 패배 피하는 고육책 해석도
빗속의 수낵 22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비를 맞으며 7월 4일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방선거 참패와 지지율 하락세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경제회복세와 안보 강화 정책을 내세워 판세를 뒤집겠다는 승부수라는 평가와 함께 더 큰 패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낵 총리는 22일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영국이 미래를 선택할 순간”이라면서 “보수당이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영국을 이끌 것으로 믿는다”며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찰스 3세 국왕과 만나 다음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고 찰스 3세가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다음 총선은 당초 2025년 1월 28일로 예정됐지만, 최근 집권 보수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조기 총선 요구가 제기돼 왔다. 이에 10∼11월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낵 총리는 이보다 빠른 시기를 택한 것이다. 수낵 총리의 조기 총선 발표는 이날 양복이 비에 흠뻑 젖는 궂은 날씨 속에 진행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수낵 총리의 예상을 깬 조기 총선 발표는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낵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경제적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는 건 내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로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다가 올해 1분기 플러스(0.6%)로 전환했다.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1년 7월 이후 최저인 2.3%로 영란은행(BOE) 목표치(2%)에 근접했다. 수낵 총리는 안보 전략 강화와 반이민정책도 내세웠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호를 여러분께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당은 이민에 부정적인 지지층을 겨냥,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을 밀어붙여 7월에 첫 항공편을 띄울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당과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넘게 벌어진 상황에서 더 큰 패배를 피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난 19일 레드필드·윌턴 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은 23%로 노동당(45%)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영국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는 보수당이 하원 650석 중 165석을 얻는 데 그치는 대패를 당했던 1997년 총선 당시보다 더 적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조기 총선을 촉구해온 노동당은 수낵 총리 발표에 준비가 돼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X를 통해 “보수당 집권 14년을 거쳐 이제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혼란을 멈추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 재건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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