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로 끝 아니다”…‘이 곳’으로 쏠리는 투자심리

조문희 기자 2024. 5. 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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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에 축포 쏜 ‘AI 강자’ 엔비디아
반도체‧전선으로 투심 확대…ETF 수익률도 ‘쑥’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22일(현지 시각)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축포를 터트렸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사이클(호황기)은 고금리 장기화라는 시장 악재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는 흐름이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엔비디아를 넘어 '수혜주' 찾기로 쏠린다. 엔비디아발(發) AI 훈풍이 최소 1년간 더 지속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 속에 투자심리가 연관 업종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엔비디아에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회사부터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전선주 등 특정 종목은 물론, 엔비디아를 묶어 놓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불티나게 팔리는 추세다.

엔비디아가 22일(현지 시각)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외 거래에서 주가가 폭등, 1000달러 선을 넘겼다. ⓒ AFP=연합

엔비디아發 AI 훈풍, '高금리 장기화' 악재 뛰어넘었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분위기를 종합하면, 시장의 화두는 엔비디아를 기점으로 한 AI 사이클에 집중됐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FOMC 회의록에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 전반은 내려앉았지만, 엔비디아를 포함한 관련 종목들은 '나홀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장외 거래에서 6.06% 치솟으며 100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450달러 대에 머물던 주가는 5개월 만에 배 넘게 수직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9억 달러(23조원)로 전년 대비 8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128억3000만 달러)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뉴욕 3대 지수는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소폭 내려앉았으나,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연관 종목인 AMD도 장외 거래에서 1.95%, 퀄컴 0.90%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0.11%, 메타 0.53%, 슈퍼마이크로컴퓨터 4.19% 등 기술주 전반도 상승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발 'AI 훈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AI 기술이 초기 수준에 불과하고 AI 상용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취지에서다. 엔비디아에 맞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글로벌 기업도 AI칩 자체 개발에 박차를 걸었지만, 최소 향후 1년간 엔비디아의 AI칩 독점 납품 구도는 깨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되고 있고 현재 AI 사이클의 거품은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 AI 사이클 국면은 보급률 관점에서 아직 초기국면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AI 시장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엔비디아의 AI칩 수요는 폭발 중으로 내년까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 연합뉴스

반도체‧전선‧ETF 담아볼까…AI '수혜주'로 쏠리는 눈길

국내 시장에서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칩 매출이 늘어날수록 SK하이닉스의 수주 실적도 동반 상승하는 것이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에도 개장과 동시에 2%대 급등하며 마의 고지로 불렸던 20만원 선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상승하며 연달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도체를 제외한 AI 수혜 업종으로는 전력 산업이 꼽힌다. AI 산업의 확산으로 AI 기술을 가동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수요도 덩달아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AI 데이터센터는 기존의 데이터센터보다 3배~15배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때문에 AI로 인한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의 80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게 학계의 관측이다.

실제 최근 전선 관련주로 묶이는 종목들은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LS전선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LS는 연초 저점 8만원 선에 비해 최근 고점 19만원 선을 터치, 배 이상 올랐다. 대한전선도 연초 저점 8400원 대에서 현재 1만8000원대로 배 이상 상승했다. KBI메탈 역시 1400원대에서 3700원대로 2.6배로 뛰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력 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폭발적이지만 제한적인 증설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선 교체 수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수요가 함께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15년 만에 도래한 이번 전력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TF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엔비디아를 단일종목으로 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올해에만 순자산액 720억원이 증가했다. 국내 상장 혼합자산 ETF 상품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ETF 수익률 상위 20개 중에서도 절반이 AI 반도체 관련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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