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생'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예타 통과…예산·위성 개수 줄어

이채린 기자 2024. 5.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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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위성 천리안5호도 예타 통과
지구 저궤도를 도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 군집 위성 모습. NASA 제공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 3번째 도전한 저궤도 통신 위성 개발 사업이 마침내 통과했지만 예타 과정에서 예산 규모는 1600억원 가량 줄고 2030년 발사 위성 개수도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현재 총사업비가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인 재정사업을 진행하려면 수개월에 걸친 예타를 거쳐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2024년 제4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개최하고 2023년 제2·3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사업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을 심의 및 의결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자립화 기대"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은 6세대 이동통신(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2030년 저궤도 통신 전용위성을 발사하는 사업이다. 미국, 중국, 일본에서 저궤도 통신 사업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저궤도 통신 위성을 발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고도 300~1500km에 발사되는 저궤도 위성은 고도 3만6000km에 있는 정지궤도 위성에 비해 지구와 가까워 고속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국방, 위성통신 등 핵심 산업의 주요 인프라지만 그동안 2021, 2022년 2번의 예타에서 사업성이 없다며 고배를 마셨다. 

이번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2020년대 후반 6G 표준이 완성되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도 현재의 비표준 방식에서 벗어나 2030년대에 이르러 표준 기반으로 본격 개화될 전망이다"라면서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의 개발과 위성의 발사까지 통상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바로 국내 기업들이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진입을 준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자립화를 위한 여정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을 통해 통신탑재체, 지상국, 단말국 분야에서 11개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저궤도 통신위성이 지구 주위를 빠르게 이동하며 통신을 제공하는 특성을 고려해 △위성 추적 및 통신 링크 형성 △위성의 움직임에 따른 신호 오류 보상 △위성 간 핸드오버 △위성 간 중계 및 트래픽 분산 등을 위한 위성 간 링크 등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은 2025~2030년 총 6년이다. 

사업규모는 당초 총 4797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에서 예타를 거치며 3199억원으로 약 1589억원이 줄었다. 발사하는 저궤도 통신 전용위성 개수도 줄었다. 2030년까지 1, 2차에 걸쳐 총 3대를 발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030년초 한 번에 2대를 발사할 예정이다. 2022년 2차 예타 신청 때 위성 4대를 발사, 예산 규모 5900억원이 계획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과기정통부 측은 "발사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1차에서 기술 검증을 한 뒤 2030년 말 2차에서 위성을 또 발사할 계획이었지만, 한국이 세계 저궤도 통신 위성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을 돕기 위해 발사 시기를 앞당기며 위성 개수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 3번째 기상위성 우주로

과기정통부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제안한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 개발 사업도 예타를 통과했다. 2025~2031년 개발기간 7년, 총사업비 약 6008억원이다.  

개발될 정지궤도 기상 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은 천리안위성 1호와 천리안위성 2A호에 이은 국내 3번째 기상위성이다. 2031년 발사돼 적도 상공 약 3만6000km 고도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기상・우주기상을 관측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기상위성으로 활약한다. 최근 지구・우주의 기상환경 변화로 인한 재난재해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정지궤도 기상위성은 실시간 위험기상 탐지・예측에 최적화된 자산으로서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천리안위성 5호 개발은 산업체가 중심이 돼 연구기관과 함께 위성 체계종합・위성 본체 개발 전 과정을 주관한다. 우리 산업체의 고성능 정지궤도 위성 개발 역량을 향상해 민간 주도의 우주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시스템 및 본체 △기상탑재체 △우주기상탑재체 분야 과제로 구성된다. 위성의 시스템 및 본체는 그간 국내 정지궤도 위성개발로 확보된 공공 기술 중 일부를 민간으로 이전해 개발 완성도와 국산화율을 높일 예정이다.

기상탑재체는 빈번해지고 있는 위험기상 현상의 감시‧예측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16개 채널에서 18개 채널로 늘리고 일부 채널들의 공간해상도를 4배로 높여 점점 심화되고 있는 국지성 기상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또 우주기상탑재체에는 우주환경과 극항로 방사선 예경보에 최적화된 고에너지 양성자 및 전자 측정기, 위성대전감시기, 자력계가 포함될 예정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날로 극단화되고 있는 이상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위성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의 예타 통과는 기술력으로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산업부가 기획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4840억 원, 사업기간 2025~2032년으로 예타를 통과했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중심으로 무기발광다이오드(iLED) 화소·패널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전 공정 실증에 필요한 인프라인 스마트 모듈러 센터를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구축 하는 사업이다.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이후 주목받는 차세대 iLED 디스플레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제안됐다. iLED는 LCD·OLED 대비 신뢰성과 휘도가 높고 수명이 길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아직 선두 국가가 없는 iLED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우리나라가 세계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바지할 전망이다.

류 본부장은“이번 연구개발 예타를 통과한 3개 사업의 시행을 통해 국가전략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사업에 즉시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며 “사업에 참여하는 부처와 기관, 기업들은 전 세계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조속한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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