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환율 변동·물가 위험성 커져 긴축기조 유지"

기준금리 3.5% 동결··· 성장률은 2.1→2.5% 상향
"수출 증가세 지속···소비는 2분기 조정 이후 회복세"
물가 안정 확신들 때까지 긴축···"인플레이션 등 점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 위험이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어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금통위는 이날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평가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주요국별 경기 상황과 물가 둔화 속도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라며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양상,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1분기 중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며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2분기 중 조정됐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성장경로는 IT 경기 확장 속도, 소비 회복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가는 하반기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국내 물가는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개인서비스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 등으로 2.9%로 낮아졌다”며 “앞으로 국내 물가는 성장세 개선 등으로 상방 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 수준인 2.6% 및 2.2%로 각각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불안 요소는 아직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및 엔화 등 주변국 통화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수준에서 상당폭 등락했다”며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및 성장세 개선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