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낙 英 총리, 7월 4일 조기 총선 발표…야당과 지지율 격차 불구 ‘반전’ 꾀해

정미하 기자 2024. 5. 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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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7월 4일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보수당에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면서 보수당의 패배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4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2.3%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발표한 날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하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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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다우닝가 10번지서 깜짝 연설
야당인 노동당과 여론조사 격차 두 자릿수
4월 인플레, 3년 만에 최저에 도전한 듯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7월 4일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보수당에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면서 보수당의 패배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4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2.3%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발표한 날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하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낙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깜짝 연설을 갖고 “오늘 일찍 찰스 3세 국왕과 대화해 의회 해산을 요청했다”며 “국왕이 이 요청을 승인했고, 7월 4일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22일(현지 시각) 총리 관저인 런던 아우닝가 10번지 앞에서 7월 4일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 신화 연합뉴스

영국의 다음 총선은 내년 1월 28일 안에만 치러지면 된다. 영국 총리는 그보다 빨리 총선 날짜를 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치 분석가들은 수낙 총리가 노동당과의 여론조사 격차를 좁히기 위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총선을 늦게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10~11월에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수낙 총리가 이보다 일찍 총선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21일 입소스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 지지율은 보수당보다 21포인트(P)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어떤 집권당도 최근 역사상 총선을 앞두고 이보다 큰 격차를 극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수낙 총리는 “지금은 영국이 미래를 선택해야 할 때”라며 “이번 선거는 세계가 냉전 종식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시기에 치러지는 것으로 불확실한 시기에는 안전한 미래로 가는 진로를 계획하기 위해 명확한 계획과 대담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누가 그런 계획을 가졌는지 선택해야 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호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2010년부터 14년 동안 집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굳어진 인플레이션, 보수당 내 잇단 스캔들로 보수당 인기는 추락했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승인했지만, 이로 인해 보수당은 거의 분열될 뻔 했다. 하지만 보수당은 2019년 ‘브렉시트 완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승리했고 보리스 존슨이 총리가 됐다. 그러나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규정을 위반하고 총리 관저에서 사교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퇴했고,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불과 44일 만에 사퇴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5연임 가능성은 멀어진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는 지난달 노동당이 차기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99%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낙 총리는 최근 영국 경제가 반등한 것을 기회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측정한 4월 물가상승률이 2.3%로 3월(3.2%)보다 0.9%P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발목이 잡혀 있던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팬데믹 이후 급격히 하락했던 실질임금은 거의 1년 동안 천천히 증가했다. 수낙 총리는 또한 재임 기간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던 이민자를 줄이기 시작한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팀 베일은 WSJ에 “수낙 총리는 약하고 겁에 질린 모습보다는 용기 있는 모습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했다.

수낙 총리가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영국 의회는 5월 30일에 해산된다. 영국은 7월 4일 총선을 치르고, 7월 9일에 새 의회를 다시 소집한 후 7월 17일 개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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