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고물가에 기준금리 11연속 동결… 올해 성장률 2.5%로 상향(종합)
올해 성장률 2.1→2.5%… 0.4%p↑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둔화했지만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금리를 성급하게 내리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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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은은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1.25→0.75%) 낮추는 '빅컷'에 나선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5월 한은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다.
이후 9차례의 동결을 거친 뒤 2021년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통화 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했다.
이어 한은은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 지난해 1월까지 총 0.25%포인트씩 8차례, 0.50%포인트씩 2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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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3.1%)과 3월(3.1%)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가 4월(2.9%)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10.6% 올라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특히 사과의 배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80.8%, 102.9% 올랐으며 지난달 배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은 3월 1.2%에서 4월 1.3%로 확대됐다. 1360원대를 지속하는 원/달러 환율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68(2020=100)로 전월(138.31)대비 43.9%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8월(4.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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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22일(현지 시각) 공개한 지난달 30일~지난 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작년에 비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고금리 장기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해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장 참여자들이 보는 연준의 6월,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98.5%, 82.5%에 달한다. 이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1.4%다.
한은과 미 연준 모두 라스트마일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라스트마일은 마라톤에서 최종 결승선 직전의 1~2마일 구간을 말한다. 통상 금융권에선 2%의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쓰인다.
라스트마일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이후 물가 상승률이 점차 줄면서 물가가 안정된 것으로 판단해 중앙은행이 빠르게 금리를 내렸지만 물가가 다시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는 위험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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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들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더구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3% 올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 부양을 고려한 금리 인하' 명분이 줄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 2.1%에서 2.5%로 상향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11월 2.3%로 제시한 이후 지난해 2월 2.4%로 높였다. 이어 같은 해 5월과 8월, 11월 0.1%포인트씩 내려 2.1%까지 낮춘 뒤 올 2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 것이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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