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왜 생일엔 초 불고 명절엔 차례 지낼까?...'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

디지털뉴스팀 신간 소개 2024. 5.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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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 역자 유성환 / 휴머니스트

"4000년 전 사람들의 삶과 욕망, 꿈과 희망을 절절하게 보여준 불멸의 서사문학을 국내 최고의 이집트 문헌학자가 흥미진진하게 풀어준다"

5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풍요로운 나일강을 끼고 번성했던 고대 이집트의 진면목을 알게 해줄 책이다. 기원전 1911~기원전 1830년 사이에 창작된 〈시누헤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의 서사문학 중 최고로 평가받는다. 중왕국 시대(기원전 2055~기원전 1650년)에 이집트를 떠났다가 돌아온 시누헤라는 귀족의 삶을 다룬 이 이야기는 서기관들이 파피루스와 석편에 수없이 베끼면서 오늘날 가장 완전한 형태로 남은 작품이다.

고대 이집트인의 삶과 욕망, 꿈과 희망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시누헤 이야기〉는 신화적 여정의 원류로서, 고대 이집트인의 심상을 드러내는 자료로서, 그리고 다양한 서사기법이 어우러진 작품으로서 문학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무엇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무한한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원전의 가치를 알아보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 톨스토이 평화론 / 저자 이문영 / 미래의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의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 왜 톨스토이를 손에 들고 싸우는가?"

비밀은 '두 톨스토이'에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톨스토이의 생애는 '두 톨스토이'들의 공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성자 톨스토이 vs 전사 톨스토이, 작가 톨스토이 vs 평화사상가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의 톨스토이 vs 〈부활〉의 톨스토이, '크림전쟁'에 직접 참전한 피 끓는 애국청년 톨스토이 vs '러일전쟁'에 결사 반대한 노년의 톨스토이까지.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몰랐던 톨스토이, 특히 성자 톨스토이와 전사 톨스토이의 대결과 공존을 '평화'라는 키워드로 다룬다. 우리에게 익숙한 톨스토이, 즉 불세출의 작가이자, 사랑과 용서, 개인의 도덕적 수양을 설교하는 성자(聖者) 톨스토이 뒤에는 탈국가, 탈민족을 외치던 근대의 이단아, 적그리스도라 불릴 정도로 파격적인 신앙을 설파하며 기성 권력과 맹렬히 싸운 전사(戰士) 톨스토이가 서 있다.

성자 톨스토이와 전사 톨스토이 중 어느 하나를 제외한 톨스토이는 톨스토이가 아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성자 톨스토이는, 평화를 위해 말 그대로 '비타협적'으로 싸웠던 톨스토이, 그 결과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하고, 비밀요원에게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혹독한 검열로 자기 땅에서 어느 책 하나 온전히 출판할 수 없었던 저항자 톨스토이에 대한 이야기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그 이야기의 출발점은 톨스토이의 지난한 투쟁이 발원하는 지점, 바로 그의 평화사상이다. 책은 이를 다룬다.

▲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 / 저자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역자 김미선 / 민음사

의례는 허례허식이 아니다! 나약한 개인을 막강한 사회로 만드는 의례의 힘

1000만 명이 모인 대도시에 일인 가구의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의례다. 입학식에 모인 학생들은 눈과 몸으로 새 규칙을 익힌다. 명절에 모인 가족은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평안을 빈다. 신도들은 매주 성직자의 지도에 따라 기도를 올리고, 어느 생일 파티에서나 케이크에 초 끄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게 의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근대 사회학의 선구자 에밀 뒤르켐은 의례가 없다면 사회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했다. 사람들은 평생 한 번일 결혼식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쓴다. 거창한 차례상과 강제적인 국가의례는 기존의 권위를 되살리려는 허례허식으로 보인다. 많은 사회학 이론이 사회를 통합하는 의례의 기능을 강조해 왔지만, 이러한 주장이 현대 사회에까지 유효할까? 사람들은 왜 여전히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에 집착하는 것일까? 실험 인류학자 드미트리스 지갈라타스는 전 세계의 의례의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 의례의 수수께끼를 낱낱이 밝힌다.

▲ 노소동락 / 저자 손일 / 푸른길

"오늘은 요리로 행복한 날이었다"

교수직에서 은퇴하고 작은 선술집을 차린 저자 손일의 온기 가득한 레시피 에세이 〈노소동락〉이 푸른길에서 출간되었다. 정년 퇴임을 앞두고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스스로 아침상을 차려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내의 아침잠을 깨우는 일이 새삼 겸연쩍기도 했다. 처음에는 전날 먹다 남긴 반찬과 냉장고 속 재료로 조촐하게 식사를 준비했던 저자는, 별안간 가정의 부엌일을 도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한다.

〈노소동락〉에는 예순 넘어 초짜 셰프가 되길 결심한 저자가 선술집 '동락'을 차리고 겪게 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인스타그램에 기록했던 글과 사진을 바탕으로 책장을 꾸렸다. 송파경찰서 뒤편에 '동락'을 열었던 날부터 가게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사러 시장을 돌아다니는 일, 카운터석에 앉은 손님에게 메뉴에 없는 요리를 건네며 슬그머니 웃었던 날, 어린 손주와 요리를 나누어 먹었던 시간, 코로나 시기에도 동락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살가운 대화까지. 부엌과 삶을 오가며 동락을 동락(同樂)답게 만들어 준 순간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YTN 디지털뉴스팀 신간 소개 (boo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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