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회의록 "금리 인상까지 거론”...“인플레 진전 부족”

예상보다 길어지는 美 인플레
올해 초보다 매파적 발언 강해져

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워싱턴DC 윌리엄 맥체즈니 마틴 주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일부 위원들은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올해 1분기 인플레이션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통화정책 완화 시점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FOMC 의사록은 약 3주 전 열린 위원회 정책결정회의에 대한 상세한 기록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다. 이날 의사록은 지난달 30일부터 5월 1일 열린 FOMC 회의 내용을 담았다.

의사록은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며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데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최근 들어 연준이 통화정책의 근거로 삼는 각종 경제지표를 꼽았다.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올해 1월 들어 0.5%로 반등했고 2∼3월 들어서도 2개월 연속 0.3% 상승률을 나타내며 고물가 고착화 우려를 키웠다.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은 “많은 참가자가 제약의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며 “일부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그런 조치가 적절하다면 정책을 추가로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FOMC 회의록은 지난달 공개한 3월 의사록보다 더 매파적인 입장이 강화됐다. 당시 의사록에는 “거의 모든 참석 위원은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일 경우 연내 어느 시점에선가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되어 있다.

고물가 지속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안에 일정 수준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공개된 FOMC 회의록에서도 당시 참석자 다수는 현재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사이클의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당시에도 의사록엔 “대다수 참가자들은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하락하는 지 판단할 때 데이터를 신중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초와 달리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미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9월까지는 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강화됐다. 로이터통신은 “9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 최고투자책임자도 “더 오랫동안 금리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준 관리들이 금리 인하를 원했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FOMC 회의록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긴축 선호)으로 나오자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1%포인트 하락한 3만 9671.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0.27%포인트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소폭 하락해 1만6801.5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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