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지만 다르게… 형식 재가공한 Z세대 콘텐츠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2024. 5.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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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하의 이게 뭐Z?] ‘수원역’ 야외 방탈출 덕에 인기 시들하던 방탈출 다시 붐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같은 내용의 콘텐츠라도 새로운 형식으로 가공하면 재미가 확 커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쇼트폼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영상을 짧게 토막 냈을 뿐인 쇼트폼 콘텐츠가 떠오르면서 영상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 전체가 달라졌다. 이젠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롱폼을 쇼트폼으로 재밌게 변환하는 데 집중한다. '같지만 다른' 콘텐츠로 Z세대 마음을 사로잡은 유행을 알아보자.

# 수원에 등장한 블록버스터급 방탈출

야외 방탈출 ‘수원역’은 ‘수원화성의 비밀’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애플리케이션 ‘수원화성의 비밀’ 캡처]
방탈출 인기가 약간 시들해지는 듯하더니 최근 '수원역'이라는 야외 방탈출이 등장하면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수원역은 수원문화재단이 만든 방탈출로 '수원화성의 비밀'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소요 시간은 3~4시간이고, 앱 내 증강현실(AR) 같은 기능을 활용해 수원 랜드마크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면 된다. 초반에 미션지 수령 등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게 많아 참가자의 몰입감이 한층 높아진다. 구체적으로 어딜 방문해야 하는지 말할 순 없지만 수원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헷갈릴 수 있을 것 같고, 많이 걸어야 하는 만큼 편한 복장은 필수다.

수원역이 인기인 이유는 경기 수원 지역을 특정 룰과 게임을 통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방탈출에 익숙한 Z세대는 야외에서 거대한 방탈출을 하는 느낌이라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 수원역은 1~5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4월까지 무료로 운영되다 5월 들어 유로로 전환됐다. 1화 전체 줄거리는 '기억을 잃은 나'가 천재 해커와 형사를 만나 자신이 당한 사건은 물론, 기억이 삭제된 과정을 파헤쳐가는 내용이다. 설정 자체가 재밌고 무엇보다 기존 방탈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 수원에 살거나 여행 온 사람이라면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배우들의 색다른 유튜브 활용 방법

배우 한예슬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결혼 소식을 알렸다. [유튜브 ‘한예슬 is’ 채널 캡처]
유튜브가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셰프 출신이 한국에서 요리와 먹방 유튜브를 할 정도니 웬만한 전문성으론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다. 다만 배우들은 최근 유튜브를 색다르게 활용하고 있다. 배우로서 프로다운 모습보다 인간적인 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창구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 소식을 직접 알린 배우 한예슬이 그 예다. 걸그룹 시크릿 출신 송지은과 유튜버 박위 역시 얼마 전 박위가 운영하는 '위라클' 채널에서 결혼을 발표한 바 있다. 팬들과 개인사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또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 배우 고현정도 유튜브를 시작해 화제가 됐다. 고현정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50대라곤 믿기지 않는 패션 센스와 힙함을 보여줘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고현정은 첫 영상에서 "요정재형(가수 정재형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뒤 용기를 얻어 채널을 열게 됐다"고 유튜브를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배우들을 중심으로 유튜브가 좀 더 진솔한 공간이 되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직접 소통을 원하는 Z세대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 추구미는 화림, 도달가능미는 장이수

‘추구미’와 ‘도달가능미’ 예시로 사용되는 영화 ‘파묘’ 속 배우 김고은(왼쪽)과 ‘범죄도시4’ 속 배우 박지환. [트위터 ‘saeeaaex’ 계정 캡처]
‘추구미'와 '도달가능미'라는 단어가 Z세대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두 단어를 쉽게 이해하려면 영화 '파묘' 속 배우 김고은(화림 역)과 '범죄도시4' 속 배우 박지환(장이수 역)을 떠올리면 된다. 파묘에서 김고은은 아무나 입기 힘든 붉은색 가죽재킷을 완벽하게 소화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나도 저런 핏이 나오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범죄도시 속 박지환의 가죽재킷 핏이 나온다는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도달할 수 있는 이미지에 차이가 있다는 '웃픈' 단어다.

그 밖에 "내가 하고 싶던 단발머리는 웬디인데 왜 거울 속엔 (배우) 고경표가 있냐"거나 "뉴진스가 입은 와이드 핏 청바지를 내가 입으면 왜 그냥 거지가 되는 거냐" 등 도달가능미와 관련된 다양한 밈(meme)이 있다. 한동안 관련 밈이 패션, 뷰티 분야에서 자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제일 중요한 Z세대이기에 추구미든, 도달가능미든 결국 하고 싶은 스타일에 도전하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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