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3만원, 그 돈 내고 시키긴 싫어…시장 통닭에 줄 선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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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더 이상 서민 음식이 아니에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동대문구까지 치킨을 사기 위해 왔다는 50대 이모씨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1마리 주문할 가격에 여기서는 2마리를 살 수 있다"며 "집에서 멀긴 하지만 교통비 이상으로 절약된다고 생각한다. 주말에 오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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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더 이상 서민 음식이 아니에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통닭 골목에서 막 치킨을 먹고 나온 40대 김모씨는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이들 때문에 프랜차이즈 치킨을 자주 시켜 먹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이렇게 시장에서 옛날 통닭을 먹으니 옛 추억도 생각나고 맛있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치킨 가격을 올리면서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굽네치킨은 지난달 일부 메뉴 가격을 최대 1900원 인상했다. 굽네치킨의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가성비 치킨'에 눈을 돌리는 시민들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통닭이나 대형마트의 델리 치킨 제품, 냉동 치킨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제 이날 청량리 골목의 한 통닭 가게는 오전 11시부터 대기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기자 명단 아래에는 5명이 넘는 이름이 빼곡히 적혔다. 가게 직원은 가마솥 4개 중 3개에 기름을 붓고 쉴 새 없이 치킨을 튀겨냈다.
딸과 함께 치킨을 먹으러 왔다는 60대 박모씨는 "6인 가족인데 치킨 3마리는 기본으로 시킨다"며 "맥주나 음료를 추가하면 10만원은 금방이다. 1명씩 번갈아 가면서 계산해도 지출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치킨도 인기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이모씨(50)는 원래 마트에서 치킨을 잘 구매하지 않는데 요즘 치킨이 워낙 비싸니 한번 사봤다"며 카트 안에 놓인 치킨 한 마리를 가리켰다. 랩으로 씌워진 치킨 위에는 7990원이 적힌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그는 "4인 가족인데 1달에 1번 정도 치킨을 시켜 먹는다"며 "가격이 더 오르면 이마저도 줄일 것 같다. 굳이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치킨을 주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델리 치킨 판매대를 둘러보던 주부 김모씨(45)는 "요즘은 냉동식품도 잘 나와서 집에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으니 괜찮았다. 1만 5000원 정도면 배달해 먹을 텐데 2만원이 넘는 건 부담"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치킨 가격이 인상될 경우 시민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상 폭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치킨은 쌀처럼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품목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자주 찾는 메뉴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경우 시민들의 가격 인상 체감도도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의 허용 범위를 넘는 수준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본부가 가맹점에,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가격 부담을 지게 되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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