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흙먼지’는 옛말…미래농업은 ‘밭’ 대신 ‘공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추냉이가 자라고 있는 실내 공간입니다.
농가마다 원래 하던 일은 원래대로 하고, 남는 땅, 마당, 잘 쓰지 않는 컨테이너 박스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간이 식물공장 형태로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수직형 식물공장과 함께 '스마트 농업'에 도전한 청년 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장도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평창군의 수직형 식물공장, 스마트팜 같은 새로운 시도가 쌓일수록 미래 농업의 모습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햇빛, 흙, 물 없는 자동화 식물공장 '광제어 스마트팜'
고추냉이가 자라고 있는 실내 공간입니다. 식물을 기르는 시설인데 건물에 창문조차 없습니다. 햇빛을 차단한 겁니다. 대신 인공 조명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실내 공간의 이름이 ' 광제어 재배실'입니다.
필수 요소에서 빠진 건 식물이 뿌리를 내릴 땅과 식물이 마실 물입니다.
뿌리는 공중에 노출돼 있습니다. 양분 공급은 영양분이 담긴 액체를 자동으로 분사합니다. 분무기를 쓰는 것처럼 기르는 분무경 재배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빛의 양과 영양분, 온도와 습도는 모두 설정된 값에 따라 알아서 조절됩니다. 조명이 들어오고, 양분을 주고, 더우면 시원하게, 건조하면 습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방식은 특히 기온, 토양,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재배 품목일수록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외부 변수를 사람이 통제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곳 관리인은 지역 주민인 60대 김보경 씨가 맡았습니다.
김 씨는 평소에도 텃밭에서 옥수수, 배추, 파 등 식탁에 오를 만한 밭작물은 직접 길러 먹습니다. 생활 농업인입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 농업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그런 가운데 관련된 일을 하게 돼 즐겁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더운 날, 궂은 날 바깥에서 땀을 흘리고 허리를 숙였다 펴는 고생이 사라지고 실내 공간에서 잘 자라는지 확인 작업 정도만 하면 된다는 게 신기하다는 취지였습니다.
■ 실험 재배 방식 '걱정 반 기대 반'…시설 투자비·생산성 관건
이 같은 실험적인 재배 방식을 주도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되면 농업의 혁신인데, 재배 방식이 정착하는 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우선, 시설 투자 비용입니다. '광제어 스마트팜' 건물 180㎡ 시설을 갖추는 데 10억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운영비는 별도입니다.
다음은 생산성입니다. 규모를 키우지 않는 한, 한 번에 기를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들어가는 돈 대비 수익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창군도 이 같은 점을 알고 하나하나 풀어갈 계획입니다. 우선, 통상 1년 반이나 그 이상 걸리는 고추냉이 재배 기간을 줄여보는 게 단기 목표입니다.
괜찮은 결과가 나오면 일선 농가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확산 전략은 식물공장'만'이 아닌, 식물공장'도' 입니다.
농가마다 원래 하던 일은 원래대로 하고, 남는 땅, 마당, 잘 쓰지 않는 컨테이너 박스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간이 식물공장 형태로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수직형 식물공장과 함께 '스마트 농업'에 도전한 청년 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장도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교육 공간과 함께 온도와 습도 조절,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온실 재배 시설이 준공된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여름 딸기, 겨울 딸기, 멜론, 천마 이렇게 작물 4종을 기릅니다.
작물을 기르면서 농약을 썼는지, 토양 미생물을 썼는지, 둘 다 썼는지, 둘 다 안 썼는지에 따른 생육 상태도 살펴 봅니다.
매일, 실시간 생육 상태와 온실 조건 등 누적된 빅데이터가 교육 참가자에게 공유됩니다. 교육생들은 평창군 대관령면의 서늘한 기온에서 자동화 딸기 재배를 하는 청년 농업인들입니다.
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일, 흙먼지가 날리는 곳에서 작업하는 일. 몸을 많이 쓰는 일. 그래서 힘든 일이라는 게 농사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입니다. 길러내는 과정에서도 난관이 많습니다. 돌발 해충이나 서리, 우박 등 궂은 날씨, 집중 호우나 가뭄 등 일 년 내내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선뜻 '전통적인' 농사 방식을 청년들에게 권유하기는 힘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창군의 수직형 식물공장, 스마트팜 같은 새로운 시도가 쌓일수록 미래 농업의 모습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정되려면 주민동의율이 관건…‘이주 대책’은 과제로
- ‘맑은 하늘의 난기류’ 위험…“늘 좌석벨트 착용해야”
- ‘해병대원 특검법’ 여야 공방 계속…“당론으로 반대”·“반드시 재의결”
-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우리 곁을 떠난 신경림의 말들 [지금뉴스]
- [단독] 미 특사 “트럼프 와도 대북 인권정책 유지될 것…정보유입 새 방안 고민”
- “폐가인 줄 알았더니 사람이”…전국 ‘빈집’ 145만 채 [현장K]
- “5만 원권 싸게 팝니다”…‘전국 최대’ 화폐 위조 검거
- 출석 하루 만에 김호중 구속영장 청구…‘음주운전’ 혐의 빠진 이유는?
- ‘갑질 의혹’ 이어지는데 침묵하는 강형욱
- 기후위기에 ‘멸종위기’ 바다거북…70여 년 만에 산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