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발음 어눌해지고 걸음 휘청…뇌혈관 골든타임 '270분'

정심교 기자 2024. 5.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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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중년 이후 갑자기 찾아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크게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수 시간 내에 뇌세포의 괴사가 시작되는데, 뇌경색 치료의 핵심 부위인 '허혈성 반음영 부위'의 혈류 재개통을 놓치면 영구적 장애를 떠안거나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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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중년 이후 갑자기 찾아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크게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수 시간 내에 뇌세포의 괴사가 시작되는데, 뇌경색 치료의 핵심 부위인 '허혈성 반음영 부위'의 혈류 재개통을 놓치면 영구적 장애를 떠안거나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의 도움말로 허혈성 뇌경색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팔다리 힘 빠지고 발음 어눌, 보행 이상 증상 보여
허혈성 뇌경색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고령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다. 또 부정맥·심부전·심근경색의 후유증으로 심장에서 발생한 혈전이 이동하다가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뇌경색 환자는 51만9533명으로 나타났으며, 80대 이상 고령층에선 2018년보다 남자는 32%, 여자는 19.3% 증가했다.

2022년 남성과 여성의 연령대별 뇌경색 환자 수.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허혈성 뇌경색은 막히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지만 흔히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거나 △말을 못 하거나 △발음이 어눌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 △심한 어지럼증 △걸을 때 술에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증상 △한쪽 시야가 잘 안 보이거나 둘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심하면 의식이 저하돼 회복 시기를 놓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정맥혈전 4시간 반, 동맥혈전 24시간 이내 없애야
허혈성 뇌경색 급성기에 혈전, 색전(혈관에 떠돌아다니는 덩어리)으로 혈관이 막히면 초기에는 아직 괴사하기 전인 허혈성 반음영(半陰影)이 생긴다. 허혈성 반음영 부위는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 중심부터 세포 괴사를 동반하는 뇌경색으로 바뀐다. 허혈성 반음영 초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붉은색 부위는 손상된 뇌경색 중심부, 파란 빗금 부위는 뇌경색 중심부를 포함한 뇌허혈 부위, 노란색 부위는 급성기 치료의 중심 허혈성 반음영 부위다. /그림=강동경희대병원

뇌경색 증상이 나타나고 4시간 30분 이내에 정맥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류를 다시 개통하면 뇌세포 기능이 회복하고 뇌경색 치료가 가능하다. 큰 동맥이 막힌 경우 24시간 이내에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하면 아직 괴사하지 않은 허혈성 반음영을 치료할 수 있다. 이런 치료를 통해 중심의 뇌경색 병변을 최소화하고, 주변의 허혈성 반음영 부위를 최대한 살리는 게 급성기 치료의 주된 목적이다.

다만 이 치료들은 출혈 가능성 등을 고려한 여러 금기사항도 있으므로 치료 대상인지는 의료진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자신과 주변의 신체 변화 주의 깊게 살펴야
현대 의학에선 뇌 영상, 뇌혈관 영상 검사와 치료법이 발전하고 촬영기법과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면서 허혈성 반음영에 대해 의료진이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살리기 위한 치료법의 발달과 안정성이 증명되고 있다.

이일형 교수는 "증상 정도나 막힌 혈관 부위에 따라 혈관의 혈전(피떡)을 녹이거나 끄집어내는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는 줄어들고 뇌출혈 등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에 내원해서 진료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뇌 손상이 이미 진행됐다면 현대 의학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이일형 교수는 "몇 시간의 차이가 남은 삶의 차이를 만들 수도 있다"며 "자신과 주변 사람의 신체 변화에 대해 자각하고 깨어있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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