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밸류업 가이드라인' PBR 지표 볼까… 하반기 IPO 기대 '후끈'

이지운 기자 2024. 5. 2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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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밸류업, 국내 증시 활성화 될까③] 재무지표 세분화 건전성 제고… "엄격한 평가 우선" 주장 제기도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후 기업의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주주환원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금융주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현상에 힘입어 큰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밸류업 프로그램은 여러 재무지표 중 PBR(주가순자산비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PBR 개선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공시, 주주환원책의 개시와 실행, 성장 전략 개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거품논란이 꾸준히 제기된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실제 가치를 정확히 분석해 뻥튀기 상장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과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밸류업 정책의 성공적인 안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 부양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가체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앞으로 상장사 기업공시는 업종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선한다. '파두 사태'의 원인인 '순이익 거품'에 대한 해법이다.

구체적으로 상장 기업의 핵심지표를 활용해 경쟁사와 비교하는 등 실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공시한다. 기업가치 분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시장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주관사의 독립성 제고 ▲기업실사의 책임성 강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 제고 ▲충실한 공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다. 주관사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IPO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IPO업계 PBR·WACC 시장평가 관련 지표에 주목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점은 상장기업의 주관계약 체결 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등 시장평가 지표를 반영하는 점이다.

특히 주식자본시장(ECM)에선 PBR이 주가수익비율(PER)의 한계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다. PER는 주가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당기순이익이 핵심이다. 기업가치를 책정할 때 PER를 활용하면 유형자산을 평가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지표는 유명무실하다.

실제 IPO기업 평가에서 PER의 한계는 '파두 사태'에서 드러났다. 파두는 1조원 넘는 몸값 책정에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파두는 코스닥에 입성한 후 수익 전망치와 실제 값이 괴리감을 보이며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는 상장 3개월 만에 30% 급락했고 1분기 177억원이던 매출은 2분기 59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시 파두의 주관사는 회사의 매출 급감을 인지했음에도 증권신고서 기재를 누락했다. 파두의 주가는 현재 반토막이 났다.

상장 주관을 맡았던 NH투자증권 등은 파두의 기업 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맥스리니어 등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으나 순이익이 조단위가 넘는 이들과 파두를 비교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IPO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지표로 기업의 자산과 주가를 비교하는 지표도 거론된다. 소프웨어 회사처럼 유형자산이 없고 개발 인력이 회사의 자산인 곳의 가치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자본효율성 지표인 WACC도 활용 가능하다. 기업가치 책정은 상대가치와 절대가치로 나눠 평가할 수 있다. WACC는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인 자본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다. 자본과 부채를 두루 고려할 수 있는 셈이다. 빚이 많은 회사에 WACC를 적용할 경우 자본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어 투자 위험도 등 실제 가치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기업 공시가 명확해지면 투자자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수치를 빡빡하게 제공했음에도 밴드 상단으로 수요예측이 되고 있다. 시장상황 따라 지표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당국의 IPO 주관업무 제도 개선으로 주춤했던 IPO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는 등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저조한 실적… 밸류업, 고평가 논란 사라지나


지난 8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2일 5900원(3.55%) 내린 16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일 종가에 머무르는 수치로 52주 신고가 20만7500원(5월14일) 대비 20% 하락한 셈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과정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공모가를 산출하고자 지난해 순이익 1511억원에 PER 31.5배를 적용했는데, 기준이 된 PER 31.5배에 관한 지적이다.

당시 HD현대마린솔루션은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HD한국조선해양, 스웨덴의 알파 라발,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핀란드의 바르질라 등을 선정했다. 4곳의 평균 PER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기준으로 삼은 31.5배에 달하지만 사업 구조가 다른점에서 비교대상으로 적절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설상가상 HD현대마린솔루션은 2대주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남은 1075만주에 걸린 의무 보호예수 기간(6개월)이 지나면 잠재적 매물이 시장에 대거 풀릴 우려도 커지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코스피200지수 특례편입 가능성도 멀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20만원'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특례 편입하려면 시총이 8조원을 넘어야 한다"며 "시총 순위도 47위에서 50위권으로 밀려나 특례 편입 가능성이 멀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흥행 여부에 따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공모가를 내는 기관들이 믿을 만한 가격을 채정하는지 지표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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