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하는 ‘이더리움’…승인될까, 현물 ETF

김경민 기자 2024. 5. 23. 0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중 527만원…이틀 새 22%↑
“미국 SEC 긍정적” 낙관론 확산
국내서도 관련 논의 탄력 기대
변동 커 폭락 땐 금융시장 충격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예상을 깨고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다. 승인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현물 ETF 관련 논의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장중 527만6000원까지 오른 뒤 510만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4월 초 500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최근 420만원대에서 오르내렸는데, 21일부터 이틀 새 가격이 약 22% 급등한 것이다.

이더리움이 반등한 것은 23일(현지시간) 미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달리 당초 이더리움은 ETF가 승인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차이를 가른 것은 ‘증권성’ 여부다. SEC는 비트코인은 금처럼 공급량이 정해져 있고 소유에 따른 보상이 없는 ‘상품’(비증권)으로 보지만, 이더리움은 공급량이 무한한 데다 스테이킹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증권’으로 간주해왔다. 스테이킹이란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를 얻는 예적금처럼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인데, 이는 증권의 성격을 띠고 있어 현물 ETF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은 줄곧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는데, 일각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1일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선임연구원은 엑스(옛 트위터)에 “이더리움 ETF 승인 가능성을 25%에서 75%로 높인다”며 “SEC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꿀 수 있다고 들었다”고 썼다. 최근 SEC가 운용사에 ETF 승인에 필요한 서류를 수정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 근거였다.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투심도 회복됐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20일 약 70억달러였던 이더리움 거래량은 22일 장중 374억달러로 5배 이상 늘었다.

SEC가 이더리움 ETF를 승인할 경우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ETF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현물 ETF 발행 및 중개를 모두 금지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관련 ETF 발행·상장·거래는 물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도 편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미국에서 게리 갠슬러 SEC 의장과 로스틴 베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을 만나 가상자산 현물 ETF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이미 미국·유럽·홍콩 등에서 관련 ETF가 발행되거나 추진 중인 만큼 국내에서도 ETF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 본다. 7월 중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만큼 늦어도 내년엔 ETF 승인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변수는 부작용이다. ETF로 실물·금융 시장으로 갈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쏠릴 수 있는 데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이 폭락할 경우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국 선례와 그 명암에 대해 충분한 평가가 이뤄진 이후에 현물 ETF 출시 여부와 관련된 제도적 검토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