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브리핑] 한중 관계 얼어붙어도 K팝 스타 인기는 여전히 '뜨거워'

정은지 특파원 2024. 5.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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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베이징 대형 쇼핑몰인 산리툰 타이구리에 위치한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어림잡아 수백명이 넘는 여성 팬들이 모여들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케이팝 가수라 할지라도 중국에서 콘서트와 같은 영리 활동이 제한되어 왔다.

한중 간 관계 악화가 양국 민간 교류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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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이후 한국 연예인 제한적으로 활동 이어가
중국 내 K-콘텐츠 경쟁력 여전…한한령 해제 물꼬에 관심
지난 16일 베이징 산리툰 쇼핑몰 앞에 NCT 127 멤버 쟈니를 보기 위한 팬들로 붐비고 있다. (영상 출처=샤오훙슈)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지난 16일 오후. 베이징 대형 쇼핑몰인 산리툰 타이구리에 위치한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어림잡아 수백명이 넘는 여성 팬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케이팝 보이그룹 NCT 127과 NCT U 멤버 쟈니를 보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이곳으로 향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한국 콘텐츠를 금지하는, 이른바 '한한령'을 비공식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케이팝 가수라 할지라도 중국에서 콘서트와 같은 영리 활동이 제한되어 왔다. 한중 간 관계 악화가 양국 민간 교류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다.

그나마 국적이 '한국'이 아닌 한국 연예인의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편이다. 한국에서 데뷔했거나 활동했던 연예인 중 한국 국적이 아닌 박재범, 티파니, 닉쿤, 니콜, 제시카 등 또는 레이, 디에잇 등 중국 국적의 연예인이 중국 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드라마를 촬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NCT 멤버 쟈니가 이날 베이징 명품 브랜드 매장 오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미국 국적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공식 유통이 막힌 상황에서 '비한국인' 연예인의 중국 내 활동이 가능한 것은 어찌 보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조치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이들의 제한적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한류'가 중국에서 여전히 통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눈물의 여왕', '선재업고튀어' 등 한국 인기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이면 관련 키워드가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베이징 주요 상권의 대형 쇼핑몰을 가더라도 아이유, 정국, 제니 등의 광고 사진이 걸린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이징 중심가의 한 빌딩에 걸려있는 스트레이키즈 현진의 베르사체 광고 사진 ⓒ News1 정은지 특파원

최근 만난 중국 중앙 부처 공무원은 "최근엔 바빠서 보지 못했지만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더글로리를 인상 깊게 봤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인 중에는 '오징어게임2가 언제 공개되느냐', '눈물의 여왕을 재미있게 봤다' , '응답하라 1988은 내 인생 드라마' 등의 인사를 자연스럽게 건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능했던 협업 방식이 이후에도 된다는 보장이 없기도 하고 협업한다고 하더라도 뚜렷한 지침이 없어 알아서 눈치를 보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분명한 것은 경쟁력을 갖춘 한국 콘텐츠가 공식적으로는 규제 대상이다 보니 대부분은 불법적 경로로 유통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 셈이다.

최근 조태열 외교장관은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국민들의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한한령 해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규제 없이 드라마 방영 따른 기업의 애로사항도 중국 측에 전달했다.

조태열 외교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4.5.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조태열 외교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중 양국이 향후 협력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한한령' 문제가 탈출구를 찾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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